국방부, 치밀하게 대응한 사드 반대 단체에 강제해산 조치
PVC 관에 서로 팔을 넣어 연결하는 등 전문적인 시위 모습 보여
사드 반대 단체 진압 후 성주 사드기지에 덤프트럭 등 22대 반입

군(軍) 당국이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생활시설 공사를 위한 장비를 반입하기 위해 진입로 확보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을 강제해산시키며 강력히 대응했다.

국방부는 23일 "현재 시급한 성주 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 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경찰과 협조해 오늘부터 공사에 필요한 인력,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은 전날 오후 7시부터 촛불 문화제를 열고 성주 사드 기지 건설을 위해 공사 장비·자재 반입이 예정된 길목인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를 가로막고 나섰다. 경찰은 미리 배치한 경찰 300여명을 투입시켜 진밭교에 진을 치고 있던 사드 반대 단체 회원 30여명을 다리 중간 지점에 몰아넣은 후 다리 입구를 봉쇄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성주 사드와 관련해 소성리 일부 주민과 반대단체 회원 불법행위가 계속돼 경찰력을 동원해 이를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국방부는 지난 12일 사드 기지에 주둔하는 한미 장병 약 400명의 열악한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 장비 반입을 시도했으나 사드 반대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당시 반대단체들은 사드 기지에 들어간 공사 장비가 사드 작전운용 시설 공사에 쓰일 수 있다며 시위에 나선 바 있다.

미군 장병들은 1년 가까이 통행을 저지당한 것은 물론 조리 시설도 없고 식료품 공급도 제한돼 식사조차 전투식량(MRE)으로 해 왔다. 동맹국 주둔 중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극한 상황'에 1년 가까이 방치되자 주한 미군들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이곳이 대한민국이 맞느냐"고 국군에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주한미군은 사드 기지 공사 현장을 주민 대표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설득에 나선 바 있으나 반대단체들은 "미군 식당 공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사드배치 강요하고 배후에 숨어 대결, 충돌을 조장하는 미군 소성리를 떠나라"며 알루미늄 막대기로 만든 격자형 공간에 들어가 녹색 그물망을 뒤집어 쓰고 서로를 옭아매는 방식으로 경찰의 개별 해산에 치밀하게 대응했다.

이에 23일 경찰은 결국 주민들은 강제해산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꺼내 들었고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PVC(폴리염화 비닐) 관에 서로 팔을 넣어 연결한 후 팔과 팔을 원형 통으로 연결하며 또다시 전문적인 시위를 시작했다. 경찰은 강제진압 때 주민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외쳤다.

연합뉴스 제공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은 알루미늄 봉으로 만든 격자형 시위도구를 경찰에 압수당하자 몸에 녹색 그물망을 덮어씌운 채 경찰에 맞섰고, 차량 2대로 다리 입구를 막아 경찰 진입에 맞설 준비를 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10여명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9시10분 기준으로 주민 20∼30여명은 차량 2대 안팎에서 경찰에 맞서고 있고, 나머지 170여명은 도로 밖으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기지에 공사용 자재와 장비들을 반입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충돌들이 있었으나 결국 강제해산 조치를 통해 이날 오전 11시 20분경부터 인력과 자재, 장비를 실은 덤프트럭 14대를 포함해 22대의 차량을 사드기지에 반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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