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한 달이나 지났지만...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검찰
대장동 수사, 한 달이나 지났지만...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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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수사가 진행된 지 30일이 지났지만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세간에 불거진 의혹들을 풀지 못하고 있다. 뒤늦은 압수수색, 녹취록과 일부 참고인의 진술에 기댄 수사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대 이익이 돌아간 사업 구조를 가능케 한 '윗선' 규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출범한 수사팀은 출범과 동시에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현재 '대장동 4인방'으로 거론되는 유 전 본부장·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5호 정영학 회계사 등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압수수색 전 정영학 회계사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녹취록을 제출했다. 김만배 씨, 유 전 본부장 등이 개발수익 배분 등을 논의하면서 정·관계 로비를 암시하는 대화 내용이 담겨있었다. 유 전 본부장이 김씨로부터 화천대유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700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대장동 개발사업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 민간사업자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해당 녹취록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사건 연루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5일 구속됐다. 수사팀 출범 6일만이었다.

그러나 지난 14일엔 김만배 씨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유 전 본부장 구속영장 청구 당시 핵심 피의사실이었던 배임 액수 산정이 부정확했고, 그에게 건네진 뇌물이 '현금+수표'에서 현금으로 바뀐 게 기각의 결정적 사유가 됐다.

이후 검찰은 입국과 동시에 공항에서 체포한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체포 시한이 임박해서 석방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는 핵심 혐의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제외했다.

검찰이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와 혐의 규명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철저한 준비 없이 수사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좌추적 등 객관적인 물증 확보에는 소홀한 채 녹취록과 일부 참고인의 진술에 기댄 수사의 한계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수사팀은 이달 15일 성남시청을 1차 압수수색하면서 시장실과 비서실 등은 제외했다가 수사 착수 20여일만인 21일이 돼서야 뒤늦게 압수수색했다. 또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정영학 회계사는 피고발인이자 배임 혐의 공범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 검찰과 일종의 딜이 오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른바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도 갈길이 멀다. 정치권에서는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정한 인물 리스트인 '50억 클럽' 명단이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근거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남욱 변호사도 검찰에서 '저희끼리 '350억 로비 비용' 이야기를 했다.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고 2명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하고, 화천대유 임직원들에게도 관련한 사실관계를 추궁했을 뿐,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대 이익이 돌아간 사업 구조를 가능하게끔 한 '윗선' 규명은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이나 그의 측근 정진상 전 정책실장 등과 관련해 의미 있는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윗선 사퇴 압박 논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 대한 화천대유 측의 30억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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