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선출에…정권 교체 지지 2040, ‘사분오열’
“정권 교체 이루어야 한다, 원 팀 되어야” vs “차라리 이재명, 안철수 등 찍겠다”…세대간 갈등 격화
'제3지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및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도 대안으로 거론돼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가운데, ‘정권 교체 지지’ 성향을 보이던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여론이 사분오열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는 세대별로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한 반응이 달랐는데, 커뮤니티 여론은 사이트별 주 이용자층의 성향을 잘 대변하고 있었다.

'에펨코리아' 사이트 로고 (사진=홈페이지)
'에펨코리아' 사이트 로고 (사진=홈페이지)

FM코리아 – 20대 남자 ‘이대남’ 커뮤니티:
”그래도 정권교체” vs “차라리 안철수·이재명 찍는다” 양분…’탈당 러시’도 이어져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 위주의 커뮤니티, FM코리아는 그간 홍준표 의원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해왔다. 이들은 적극적인 당원 가입과 인터넷 여론전을 주도하며 ‘무야홍’으로 대표되는 2030 바람의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이번 경선 결과 윤 전 총장이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이용자 사이에서 사분오열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던 이용자들은 “차라리 안철수·이재명을 찍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이번 경선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전 국민 여론조사에서 10%p를 넘게 이겨도 당원 조사에서 졌다고 경선에서 패배한 게 어이없다”며 “구태 정치의 연장으로 보이는 윤석열을 찍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안철수나 이재명을 찍고 말지”라고 토로했다.

다른 이용자는 “손에 ‘왕(王)’ 자를 새기고, 무속인에게 조언을 받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 싶지는 않다”며 “탈당했고, 이번 경선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에 다시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윤 전 총장이 낮은 2040 지지도로 ‘398’ 후보로 불렸던 만큼, 20대 위주 커뮤니티인 FM코리아 내에선 ‘그래도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은 세가 약했다.

하지만 몇몇 이용자들은 “그래도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아쉽지만 깨끗하게 승복하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커뮤니티 내에서 이를 ‘밭갈이(성향이 다른 커뮤니티로 잠입해 여론 조작을 시도하는 것)’로 규정하고 ‘비추천’ 하기도 하는 등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투표 첫날 세대별 선거인단 비율. (사진=채널A 방송 캡처)
국민의힘 당원투표 첫날 세대별 선거인단 비율. (사진=채널A 방송 캡처)

국내야구 갤러리 – 2030 남자 커뮤니티:
“’롤’ 하느라 당원 가입도 안 했을 듯”…경선 20대 투표율 14%에 자조 섞인 조롱 이어져
‘윤석열 vs 이재명’은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누구도 찍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강세

2030 남성 이용자가 많은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실망 섞인 조롱이 이어졌다.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내내 활발했던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들과 다르게, 당원투표 첫날 발표됐던 실제 세대별 선거인단 비율에서 20대는 8.3%, 30대는 10.1%에 불과한 사실을 꼬집은 것.

한 이용자는 “인터넷에서 시끄럽게 떠들더니 당원비 천 원 내기가 그렇게 아까웠냐”며 “머리에 ‘롤(온라인 게임)’ 밖에 없으니 그렇지”라며 비꼬기도 했다.

또 경선 결과에 실망해 ‘차라리 이재명 뽑고 이민 가겠다’는 일부 이용자들에게 “탈조선(한국을 떠나 해외로 이민 가는 것) 할 능력은 있냐”고 물으며 “니들 영향력이 쎈 줄 아는데, 별거 아니다. 누가 보면 니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 되는줄 알겠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는 ‘강성 홍준표 지지 커뮤니티’인 FM코리아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정권교체가 주목적인 30대층 이용자도 야구갤러리에 많이 분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야구 갤러리는 이번 경선 결과에 낙담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겠다는 이야기엔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은 같은 2030 중심의 커뮤니티인 FM코리아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 이용자는 ‘윤석열 vs 이재명’의 이번 거대 양당 대선 구도를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로 묘사하며, “둘 중 누구를 뽑아도 2030은 살기 힘들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10월 4주차 여론조사 정리 (사진=커뮤니티 캡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10월 4주차 여론조사 정리표. (사진=커뮤니티 캡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MLB파크 – 2040 남자 커뮤니티:
“차라리 이재명을 뽑는다? 2030, 괜히 욕먹는 게 아냐”…반문(反文), 정권교체 여론 강해

MLB파크는 2040 남자가 주 이용자층인데, 이 중 20대보다 30, 40대 유저 비율이 높은 커뮤니티다. 이에 따라, 상기된 FM코리아나 디시인사이드 야구 갤러리와는 여론이 사뭇 달랐다.

한 이용자는 “홍준표 의원도 분명 괜찮은 사람이고, 20대가 지지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었다”며 “하지만 경선에 불복하듯 ‘차라리 이재명을 찍겠다’라는 20대들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것에는 결국 윤 후보가 적임자”라며 “20대는 역선택에 휘둘리지 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일부 20대 유권자들이 경선 결과에 불복해 이 후보를 찍으려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야 말로 정권 교체라는 본분을 잊은, ‘밭갈이’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5일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5일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해보면, 결국 2040 ‘정권 교체’ 지지자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후보 선출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 ▲차라리 이재명을 뽑겠다며 경선 결과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견 ▲안철수 등 제3지대 인물에게 투표하겠다는 의견의 세 갈래로 나뉜 상태다.

이에 따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제3지대 대안 후보들의 몸값 역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2030이 자신들이 밀던 홍 의원의 경선 탈락에 불복해, 상대적으로 2030 호감도가 높던 제3지대 후보들에 ‘소신 투표’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

과연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 전 총장이 2030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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