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보장 등 의제로 올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국에 대한 미국 측 내정간섭에 불쾌감 우회적 표현

미·중 양국 정상 간 온라인 화상 회담이 한국 시각으로 오전 9시 45분 시작됐다.

모두 발언에서 두 나라 정상은 ‘평화’와 ‘협력’ 등을 거론했지만, 실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각자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등 상호 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이날 회담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우리는 서로 정말 많은 시간 대화했다”며 “내가 그리 형식적인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좀 형식을 갖춰 시작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표현으로 운을 뗐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랜 친구를 만나 반갑다”고 화답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 경쟁이, 그저 단순하고 솔직한 경쟁이 아니라,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의 지도자로서, 우리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우리 국민들 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 경제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보장 등을 의제로 말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권’이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모두 중국 측이 꺼리는 주제다. 

시진핑 주석은 “중·미 발전은 모두 관건적(關鍵的) 단계에 있고, 인류의 ‘지구촌’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중·미는 세계의 양대 경제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마땅히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우리 각자의 국내 사정을 잘 처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 책임을 맡아, 공동으로 인류 평화와 발전의 숭고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미는 마땅히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공영해야 한다”며 “나는 대통령과 함께 공식을 형성하고, 적극적 행동으로 중·미 관계의 적극적이며 전향적인 발전을 이끌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 중 ‘각자의 국내 사정을 잘 처리해야 한다’ ‘상호 존중’ ‘평화 공존’ 등의 표현은 미국이 자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는 중국 측 항의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비롯,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하는 중국 내 이슬람 소수 민족 등에 대한 인권 탄압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중 양국 정상이 직접 회담을 하는 것은 지난 9월 이뤄진 전화 통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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