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버풀에서 모인 G7 외교·개발장관

주요 7개국(G7) 외교 수장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둔 러시아에 초강경 대응 입장을 공유했다. 대중견제를 위해 결속을 다지는 한편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해서도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G7 외교·개발장관 회의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렸다. AP통신은 이번 회의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것으로 러시아에 대응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취재에 응한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회담 분위기가 "치열했다"면서 "러시아가 외교적 방안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 대가로 엄청난 결과와 막대한 비용을 내야할 것이며, G7은 그 점에선 완전히 단합돼있다"고 강조했다.

G7 외교장관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상황에 극도의 우려를 공유했고 유사시 대응은 매우 신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G7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보이는 어떤 행동에도 비싼 대가가 따를 것임을 알려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 시작과 동시에 "적대적인 세력으로부터 위협이 커지는 데 맞서 방어해야 하며 자유와 민주주의 경계를 제한하려는 침략자들에게 함께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언론에 "대화로 복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G7 국가들은 우선 러시아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일련의 초강력 제재들을 꺼내들 방침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은 심야까지 이란 핵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생산적인 회의"였다며 흡족해했고 12일 회의 직후 공동성명에는 이란에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로의 복귀를 촉구하는 문구가 들어갈 예정이다.

G7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 국가의 인프라 개발 등을 직접 돕기로 했다. AP통신은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이 "민주주의 국가들이 경제적 강압에 맞서 싸우고 기술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발언한 걸 두고 모두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분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따로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상호 연결되고, 번영하며, 탄력적이고,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희망한다면서 한미일 3국 협력의 가치를 다시금 강조했다. 한미일 3국 간 공조는 북핵 등 인도·태평양 지역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대중 견제를 위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에 아세안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침도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리셉션과 만찬, 그리고 오는 12일 초청국 행사에는 정의용 외교장관도 참석한다. 정 장관은 이날 리셉션과 비틀스 스토리 뮤지엄에서 개최된 만찬에서 새로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을 처음 만났다. 하야시 외무상은 존 레논의 피아노 복제품 앞에 앉아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이매진(Imagine)을 연주했고 이를 바라본 나머지 G7 외교수장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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