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말장난...‘재벌해체’와 ‘재벌체제 해체’의 차이는?
이재명식 말장난...‘재벌해체’와 ‘재벌체제 해체’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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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 남긴 제 20대 대통령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퍼주기 경쟁’이다.

여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후보 캠프 마다 국민들에게 공짜로 제공할 복지공약을 발굴하는데 혈안이 돼있다. 반응이 좋았던 이재명 후보의 ‘대머리 치료’ 같은 공약을 개발한 사람은 당과 후보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런 퍼주기 경쟁으로 수십조, 수백조가 늘어날 재원, 즉 세금을 낼 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공약은 찾아볼 수가 없다.

대한민국 경제의 90% 가까이를 대기업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수입, 재원을 늘리는 방법은 기업활성화 밖에 없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비즈니스 프랜들리’ 같은 정책과 공약은 어느 후보도 꺼낼 엄두를 못낸다.

지금 수출과 일자리, 세금까지 한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대기업집단, 재벌을 억누르는 3대 규제는 상속, 순환출자, 출자총액 제한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반재벌정서가 무서워 그 어떤 후보도 재벌규제 철폐를 입에 담지 못한다.

와중에 3일 있었던 방송 3사 합동 대선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재벌해체 공약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지난 2017년 대선에 출마하기 이전과 직후에 ‘재벌 해체에 목숨을 걸겠다’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팩트를 정확히 말하자면 ‘재벌 체제의 해체’를 말했다”라며 “내부 거래나 부당 상속, 지배권 남용 등의 문제를 해체하고 정상적인 대기업군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의 해명은 말장난이다. 사회과학 용어로 공산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자본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차이는 없다. 같은 말이다.

문제의 2017년 당시 이재명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을 살펴보면 이해 1월 23일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는 자신이 소년시절 일했다는 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밝히면서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이 시대 최고권력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면서 “삼성족벌체제를 누가 해체할 수 있겠느냐.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당시 이를 보도한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이재명, ‘재벌 해체하고 전 국민에 토지배당’”이라는 식으로 제목을 달았다. 이 후보 본인은 재벌체제 해체라고 했지만 당시 대부분 언론은 이처럼 기사 제목은 물론 본문까지 재벌해체라고 보도한 것이다.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재벌해체 든 재벌체제 해체 든 이재명 후보가 재벌 주식투자를 통해 많은 돈을 벌었다는 점이다.

2020년 7월 기준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대기업 계열사에 골고루 투자, 총 15억여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해인 2019년 주식 투자 수익만 3억원이 넘기기도 했다.

당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이 시장의 총 재산은 26억8572만원으로 진보 정당 주자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의 재산은 전해보다 3억 6319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상당 부분 이 시장이 보유한 대기업 주식 가격의 상승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이 시장과 부인 김씨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모두 더 하면 14억8320만원으로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KB금융, 두산중공업 등 재벌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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