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 우기고 나선 文 정부, 눈속임 효과 노리나?
‘집값 하락세’ 우기고 나선 文 정부, 눈속임 효과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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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시점에 정부와 여당이 지속적으로 ‘집값 하락 안정세’를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덮기 위한 ‘과잉 일반화의 오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행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사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정권교체론에 힘을 빼려는 의도라는 분석인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강남 4구 집값이 평균 3억 4000만원 하락” 주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개최된 제 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강남 4구 집값이 평균 3억 4000만원 하락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자초했다. 1억원 이상 가격이 급락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는 발언도 덧붙여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3일 제 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강남 4구 집값이 평균 3억 4000만원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3일 제 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강남 4구 집값이 평균 3억 4000만원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 역시 24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를 바탕으로, 1월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이 52.1%에 달한다며 "하향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 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 2337건 가운데 1162건이 직전 거래 대비 실거래가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거래 가운데 3개월 내 동일 단지에 거래가 있어 상승·하락 여부를 비교할 수 있는 사례들을 집계한 것이다.

비율로는 49.7%에 해당하는 거래가 직전 대비 실거래가가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달 상승 거래는 1024건(43.8%), 보합 거래는 151건(6.5%)로 각 조사됐다.

이번 집계는 2월 20일까지 신고된 거래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1개월 이내인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최종적으로는 변동 가능성이 있으나 추세적으로 수도권의 하락 거래 비중이 확대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실 측 주장이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도 실거래 자료 근거로 ‘하락’ 주장...공인중개사들, “단건 하락 나왔지만 전반적 추세는 여전히 상승세” 반박

대표적인 하락 사례로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호2차' 전용 127㎡ 22억5000만원(직전 거래 대비 1억5000만원 하락)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 11억원(작년 10월 대비 2억1000만원 하락) △관악구 봉천동 보라매삼성 전용 84㎡ 9억5000만원(작년 11월 보다 1억2000만원 하락)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하락 사례로 제시된 사례가 전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대표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장의 공인중개사들 사이에는 "정부가 너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반응이다. 서초구 방배동 삼호2차 단지내 상가 A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번 신고가를 써야 상승인 건 아니다"며 "단건 하락이 나왔지만, 직전 거래의 오름폭을 고려하면 여전히 상승세"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대표적인 하락 사례로 제시한 거래 중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의 경우 일반적인 시세가 아니라는 게 현지 중개소의 주장이다. 장위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저층에 전세를 끼고 있어 입주가 안 되는 급매물이었다"며 "입주 가능한 매물 시세는 13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억2000만원 하락 거래의 사례로 지목된 봉천동 보라매삼성 아파트를 주로 거래하는 중개업소 관계자도 "이전 거래는 전망이 트인 곳이고 최근 거래는 단지 내 주차장 뷰"라며 "'로열동' 차이를 무시할 수 없고 입주가 가능한 집과 불가능한 집이라는 차이도 있었다. 대세 하락을 거론하기엔 부적절한 사례"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교수, “6억원 올랐다가 직후에 1억 5000만원 떨어지면 여전히 우상향” 분석

정부와 여당의 이런 주장에 대해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매매가 한 건을 볼 게 아니라, 전반적인 추세를 봐야 한다. 꾸준히 상승하다 한 건에서 6억원이 올랐고, 직후 1억5000만원이 떨어졌다면 여전히 우상향"이라며 해당 거래를 집값 하락의 근거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교수는 "현재는 수급이 아닌 규제 때문에 거래가 급감한 상황이기에 거래가 활성화되면 집값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 상황에서 대세 하락을 주장하기 위해 무리한 통계를 내면 과잉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이달 강남 4구의 매매가는 서초구 0.00%, 강남구 -0.02%, 송파구 -0.06%, 강동구 -0.07% 변동에 그쳤다. 상승세가 멈추고 하락으로 전환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평균 하락 금액이 3억4000만원에 이른다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기간 강남 4구에서 신고된 거래는 강남구 14건, 송파구 12건, 강동구 12건, 송파구 9건 등 총 47건에 그친다. 지난해 2월 강남 4구 거래량 799건의 5.8%에 불과한 거래량이다. 그나마도 40㎡ 미만을 제외하면 25건으로 줄어들고 시세 비교가 가능하도록 지난해 거래가 1건 이상 있었던 사례를 다시 추리면 18건으로 쪼그라든다. 결국, 18건으로 강남 4구 아파트의 평균 하락 금액을 산출한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의 '하향 안정세' 발표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하락 거래’라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낸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의 '하향 안정세' 발표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하락 거래’라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래량 급감했는 데 ‘하락 거래’?...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시장 불신감 커져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하락 거래’라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시장 반응이 대부분이다. 실제 18건의 거래에는 직거래 4건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거래는 대부분 가족, 친인척, 지인 등 특수관계자 간 증여성 거래에 해당한다. 이들 직거래 가운데 강동구 성내동 e편한세상 3차 전용 84㎡는 9억5000만원이던 직전 거래보다 2억3800만원 저렴한 7억1200만원에 손바뀜됐다. 현재 동일평형 호가는 10억원대에 있다.

얼핏 들으면 큰 폭의 하락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사실처럼 들리지만, 몇 건 안 되는 거래 중 증여로 보이는 거래가 다수 섞인 평균이라 실제 시장 상황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부가 부동산 안정 성과를 과대 포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의 주책 시장은 거래가 얼어붙으며 통계의 표본 자체가 너무 적은 상황이다. 여기에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통상의 거래보다 수억원씩 저렴한 ‘증여성 특이 거래’까지 평균에 포함되다보니 실제 집값 흐름과는 동떨어진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수치를 들어 집값 안정을 강조하려는 시도가 시장을 호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 규제 등 인위적으로 매매를 억제해 줄인 가운데, 단기간 극소수 하락 거래 매물을 근거로 시장 전반을 파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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