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향후 소형·저위력 핵탄두 개발 위한 추가 핵실험 단행 가능성 있어”
“북한, (남한)침략 시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에 사용할 전술 핵무기 대량 보유로 전략 변경 중”

북한 김정은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국 등을 침공할 소형 전술핵 개발 신호”라고 분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이 시험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장사정포 역할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나라들이 탄도미사일을 장사정포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성명 등으로 볼 때 북한이 장사정포처럼 전방 지역에 배치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형상으로는 그동안 시험한 단거리탄도미사일보다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더욱 유사하며 크기는 조금 더 작고 ‘특정 기능’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북한이 그동안 공개했던 신형 SRBM인 KN-23, KN-24 등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시험에는 “분명히 정치적인 목적이 존재한다”며 “북한의 성명에서 새로운 점은 ‘전술핵’에 대한 언급이며 북한이 특정 미사일 시스템을 전술핵과 연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일련의 단거리 미사일 체계를 한국, 미국 등에 대한 억지 차원은 물론 전투 임무 역량을 위해 계속 현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려의 수준의 높이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의미하는 전술 핵무기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며 “미국 등 서구에서 흔히 말하는 국지전에서 주로 사용하는 저위력 소형 핵무기 역량을 북한이 보유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은 VOA에 “북한이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의 전략은 (남한)침략 시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에 사용할 전술 핵무기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지금 지난해 1월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공언한 전술핵 개발과 배치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단거리미사일(SRBM)인 KN-23, KN-24와 다른 ‘제3의 시스템’로 보인다며, 길이가 더욱 짧고 단거리 공격에 더욱 적합화됐으며 차량으로 운반이 가능하며 비용도 덜 드는 형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당국이 공개한 사진에 근거해 북한이 초대형 로켓포나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혹은 이들의 중간 영역에 있는 무기를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VOA는 전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발사대가 4개의미사일 발사관은 갖춘 것으로 볼 때 ‘초대형 방사포’로 불리는 KN-25와 유사해 보이지만 발사체 구경이 더욱 넓어 대형 탄두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 시험과 관련해 ‘핵 전투 무력’을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이 로켓이 전술핵무기 운반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전술핵무기에 탑재할 만큼 핵무기 소형화 역량을 보유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이 이번 시험을 처음으로 전술핵무기 운반체계 시험으로 규정한 것에 주요 의미가 있다”며 “북한은 앞으로 소형, 저위력 핵탄두 개발을 위한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새롭게 시험한 무기는 이 같은 핵탄두를 운반하는 최초의 투발 수단 중 하나라는 점을 말하고 있따”며 “이는 한반도에서 이미 낮은 핵 문턱을 더욱 낮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사일은 ‘장사정포 시스템’ 또는 ‘근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통상 사거리 300km 이하의 이러한 종류의 시험을 ‘근거리 탄도미사일’로 부르며, 이는 사실상 장거리포와 효과 면에서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김정은의 참관 아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고도 약 25km, 비행거리 약 110km, 최고속도 마하 4.0 이하로 포착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하시었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했다. 통신은 “당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 체계는 전선 장거리 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며 북한의 “전술 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른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외형상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전술핵폭탄을 탑재해 운용할 뜻을 밝힌 것이다. 김정은은 “국방과학 연구부문이 우리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중핵적인 전쟁억제력 목표달성에서 연이어 쟁취하고 있는 성과들을 높이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 5000km 사정권 내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 발동기(엔진)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 운영 ▲500km 전방 종심까지 가능한 무인정찰기 개발 등을 국방공업발전의 전략적 과업으로 제시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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