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 후임으로 자리를 이어받게 된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취임 당일 '과학 방역'을 강조했다.
백 청장은 1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간부 직원들과 취임식을 겸한 업무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감염병 재난위기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일상으로의 안전한 이행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백 청장은 "이를 위해 그간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고, 이에 기반한 방역 정책을 수립하는 등 감염병 대응체계를 정비해 가겠다"며 "그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더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먹는 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하고, 코로나19 재유행 대비에 필요한 추가접종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신종 감염병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까지보다 더 우월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감염병 대응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백 청장은 과학적 근거 기반의 국가 공중보건·보건의료연구개발 중추기관으로 질병관리청이 거듭나야 함을 역설하며 질병 예방관리·보건의료정책 수립을 위한 보건의료 연구개발(R&D) 강화가 중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감염병 예측과 위기분석 연구, 질병정책 연구를 확대하겠다"며 "특히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종 감염병 대응 연구개발·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 바이오헬스 산업 등 국가 미래를 주도할 보건의료 R&D 인프라 확충을 통해 민간 연구를 지원하고 정밀 의료, 유전체 연구, 줄기세포 재생의료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백 청장은 정은경 전 청장의 후임으로 일하게 돼 막중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정 전 청장께서 불확실성이 큰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국민의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한 최선책을 찾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신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청으로 출범한 지 2년이 채 안 된 질병관리청을 단기간에 여기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오신 정 전 청장님께서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새 일상을 안착시켜야 하는 제 소임에 대해 더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정 전 청장은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일해오다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에 따라 초대 청장까지 지냈다. 4년 10개월 가량 '방역 사령관' 역할을 도맡은 정 전 청장은 전날 자리에서 물러났다.
백 청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감염분과 전임의와 미국 예일대 의대 감염내과 연구원 등을 지냈다. 1994년부터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하며 감염관리실장, 감염내과과장을 역임했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국내 최고 수준 감염병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정치권에선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추천으로 지난 3월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분과에 합류, 방역 정책을 기획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