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 경로를 조사한 결과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가 최초 발생지역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조선중앙TV는 1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4월 중순경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서 수도로 올라오던 여러명의 인원들 중에서 발열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 속에서 유열자들이 급증했고 이포리 지역에서 처음으로 유열자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인 류영철이 브리핑하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2022.7.1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 경로를 조사한 결과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가 최초 발생지역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조선중앙TV는 1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4월 중순경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서 수도로 올라오던 여러명의 인원들 중에서 발열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 속에서 유열자들이 급증했고 이포리 지역에서 처음으로 유열자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인 류영철이 브리핑하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2022.7.1

북한당국이 연일 코로나19가 대북전단과 물품 등을 통해 처음 유입됐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터무니없는 궤변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의 보건 시스템을 장기간 연구했던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의 길버트 번햄 교수는 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한국에서 보내는 풍선을 통한 전단이나 다른 물품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했다.

번햄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의심의 여지없이 인간 대 인간의 호흡기를 통해 북한에 유입됐으며 계속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경을 100%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유입은 단지 시간문제였다며 일단 유입되면 북한의 열악한 보건 상황 때문에 비참하게도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번햄 교수는 “제한된 검사와 공중 보건 데이터의 억제는 국가적으로 감염의 전체 범위를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북한주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단지 추측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가 대북전단을 통해 유입됐다는 북한당국의 비난은 전염병의 책임을 외부로 떠넘기는 동시에 모든 외부정부로부터 주민들의 접근을 더욱 단절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당국은 1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과 같은 관영 매체들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최초 유입 경로가 한국에서 유포한 대북전단과 물품이라고 주장했다. 남한과의 접경지인 강원도 금강군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으며, 증상이 나타났던 주민들이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색다른 물건’과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2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바람을 비롯한 기상현상에 의해 날려온 색다른 물건”을 언급하며 남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나 마틴 맥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교 교수는 1일 VOA에 “대북전단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며 “북한의 주장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해 알려진 모든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매우 터무니없는 이론”이라고 일축했다.

맥키 교수는 소포나 우편물을 통한 코로나19 전염을 지지하는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 웨일 코넬 의과대학의 바이러스학 전문가 존 무어 박사는 VOA에 “북한의 ‘색다른 물건’ 언급은 완전히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북한의 주장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순전한 정치적 선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무어 박사는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호흡기 바이러스라며 재채기와 숨 내쉬기, 기침 등으로 전파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건의 표면이나 물체를 통한 감염, 이른바 매개물을 통한 감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이 매우 낮다고 지적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관련 연구결과 매개물 접촉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물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일반적으로 1만 분의 1 이하다.

통일부도 북한의 대북전단을 통한 코로나19 유입 주장에 대해 “물체의 표면에 잔존한 바이러스를 통한 코로나 감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 WHO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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