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는 “북한선박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제재 위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룽커우 항은 과거 북한의 불법 활동이 몇 차례 포착된 곳이어서 여전히 제재 위반 의심을 사고 있다”

사진=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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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북한선박들이 중국 광물 항구를 계속해서 드나들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5일 보도했다. 심지어 미 재무부가 불법 활동을 지적했던 일부 선박들이 이름을 바꾼 채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VOA는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룽커우 항 일대에서 5일 북한 선박 8척이 일제히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의 롱커우 항 일대 지도를 살펴본 결과 북한 깃발을 단 태원산호와 연풍3호, 부해호 등 3척이 부두에 정박해 있고, 두루봉호와 철봉산호 자이저우1호, 황금평호, 자성2호 등은 룽커우 항 계선 장소에서 입항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룽커우 항은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 야적장이 설치된 광물 취급 항구다. 과거 북한 선박이 몇 차례나 석탄 등을 실어나른 곳이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대북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 등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도 북한선박 7척이 룽커우 항에 나타나는 등 최근 들어 이 일대에서 의심스러운 항적이 꾸준히 노출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북한선박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제재 위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룽커우 항은 과거 북한의 불법 활동이 몇 차례 포착된 곳이어서 여전히 제재 위반 의심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영광가구건재회사가 불법으로 석탄을 수출할 당시 이를 운반한 북한선박 련화3호가 중국 룽커우 항 인근을 항해했다는 기록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북한선박 수령산호가 룽커우 항에 약 2주 동안 머무르는 동안 흘수(draft) 즉 선체가 수중에 잠긴 높이가 달라졌다며 이 기간 이 일대에서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룽커우 항에 나타난 선박 중 일부는 과거 대북제재 위반에 가담한 전력이 있다.

VOA가 유엔의 선박 검색 자료를 확인한 결과, 철봉산호는 지난 2017년 11월 미 재무부 해외 자산통제실의 제재대상으로 지목됐던 릉라1호였다. 연풍3호는 2019년 3월 재무부와 국무부, 해안경비대가 공동으로 발행한 대북제재 주의보에 이름을 올린 가림천호였다.

두 선박 모두 별도의 재무부 조치가 나온 지 불과 한 달 만에 현재의 철봉산호와 연풍3호로 이름을 바꿨다.

2020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연례보고서에는 부해호가 불법으로 석탄을 선적한 사실이 담겼다. 자이저우호는 지난 2021년 3월 중국 닝보-저우산 일대를 항해하면서 북한 선적 선박이라는 사실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결국 현재 중국 룽커우 항에 있는 북한 선박 2척 중 1척은 과거 대북제재 위반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전력이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유엔의 석탄 금수 조치가 취해진 직후 석탄 수출을 일부 줄였으나 2019년을 전후해 이전의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 민간위성 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다.

미국 정부는 2020년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에 대한 주의보를 통해 북한이 2019년 한해 동안 370만 톤 상당의 석탄을 불법 수출했다고 밝혔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 55만 20400톤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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