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글로벌 시청자들이 힐링하는 3가지 이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글로벌 시청자들이 힐링하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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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는 우영우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 입사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몰이 중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변호사로 활약하는 뻔하지 않은 서사에, 우영우 역할을 맡은 배우 박은빈의 연기가 더해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첫 회 0.9%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5회 만에 10배 넘게 뛰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시청시간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 리메이크 제안이 들어오는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회 0.9%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5회 만에 10배 넘게 뛰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시청시간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 리메이크 제안이 들어오는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범람하는 막장 드라마와 대조되는 ‘힐링 드라마’에 시청자들 감동 느껴

대학생 A씨는 “상당수 국내 드라마가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막장 플롯을 선택하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휴머니즘이 담겨 있어서 시청하고 나면 마음이 힐링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우영우가 장애인에 대한 검사와 판사 그리고 의뢰인의 편견에 좌절해 변호사를 포기하려다가 친한 친구의 소송 부탁을 받고 다시 일어선다”면서 “이처럼 한 인간이 이타적 동기를 통해 자아 정체성 좌절을 극복한다는 메시지가 감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변호사 스토리, 넷플릭스 전 세계 5위 기록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첫회 0.9%(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시청률로 시작해, 6회에 9.6%까지 수직 상승했다. 16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5일 ‘우영우’는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10 순위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일 8위로 10위권에 첫 진입한 이후, 지난 14일 6위에 올랐다가 한 계단 더 상승한 기록이다.

현재 ‘우영우’는 대한민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카타르,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3일 넷플릭스가 4~10일 전세계 유료 구독자들의 시청 시간을 합산해 자체 발표하는 주간 톱10에서 비영어권 TV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한 넷플릭스 주간 순위에 비해, 플릭스 패트롤의 순위는 하루 동안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가장 많이 본 영어, 비영어권 프로그램을 통틀어 순위를 매긴 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영우'의 글로벌 인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 리메이크 제안이 들어오는 등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우영우’의 인기 비결은 3가지가 꼽힌다.

① 법정 드라마이면서도 ‘사건’보다 ‘사람과의 관계’에 초점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우영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사건을 다루면서도 사건 자체보다는 사람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법정 드라마가 사건에 치중, 사건 발생 후 해결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과 비교된다.

그 중에서도 우영우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우영우를 응원하면서 보게 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우영우가 변호사를 그만두었다가 다시 복직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한다. 우영우는 3회 ‘펭수로 하겠습니다’에서 자폐인 가해자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로서의 한계를 느낀 나머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로펌을 그만둔다. 하지만 시니어 변호사인 정명석(강기영 분)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우영우를 기다린다.

아버지의 김밥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우영우가 변호사로 복직하는 계기는, 유일한 친구인 동그라미(주현영 분)의 아버지가 형들의 계략에 속아 빚더미를 안게 되는 과정을 맞닥뜨리면서다. 내면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타심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우영우는 또한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현실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감동을 ‘우영우’를 통해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② 찐한 부성과 모성이 전하는 메시지에 시청자들은 몰입

우영우의 아버지인 우광호(전배수 분)는 미혼부로 우영우를 혼자 키웠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엘리트가 딸을 키우느라 세속적인 출세의 길을 포기하고 ‘우영우 김밥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로 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우광호의 스토리에 몰입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앓는 딸이 5세가 되도록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아 우광호의 걱정은 남달랐다. 하지만 자신에게 시비를 걸던 집주인 아저씨 앞에서 딸이 상해죄 관련 형법을 외치는 것을 보고 딸이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동하고, 단순히 말을 하는 수준을 넘어 형법을 달달 외우는 ‘천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영우’는 전체적으로 딸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아버지의 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우영우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딸을 버린 비정한 엄마로 묘사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6회에서 우영우는 탈북여성 계향심의 모성에 감동,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진=ENA 캡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6회에서 우영우(박은빈 분)는 탈북여성 계향심의 모성에 감동,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진=ENA 캡처]

반면 지난 14일 공개된 6회(내가 고래였다면)에서는 탈북 여성 계향심(김히어라[특별출연])의 강한 모성을 그리고 있다. 5년 전 동료 탈북민과 함께 ‘강도상해치상죄’ 재판을 받던 중, 계향심은 도주한 채 5년을 숨어지냈다. 그 과정에서 5년 전 도주한 이유가 ‘본인이 실형을 살게 되면 세 살인 딸이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엄마를 잊을 것을 걱정해 데리고 도망친 것’이라는 점이 밝혀진다. 5년이 지난 지금은 몇년 교도소에 가더라도 엄마를 기억할 나이가 되었고, 초등학교도 보내야 하기에 더이상 도주할 수만은 없어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을 버린 친모의 비정함과 대비, 계항심의 모성에 감동한 우영우는 계향심의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는 데 큰 활약을 했다. 그 과정에서 재판장 류명하(이기영 분[특별출연])의 판결 또한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친모나 친부 혹은 계모나 계부에 의해 유기되거나 학대되는 아동에 관한 사건을 자주 접하는 현실과 달리, 부성과 모성을 일깨우는 착한 드라마 ‘우영우’를 통해 시청자들은 깊은 울림을 경험하고 있다.

③ 신파를 버린, 절제된 감정과 뻔하지 않은 발언에 감동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우영우의 성장기를 그리면서도, 이 드라마는 감정을 남발하지 않는다. 절제된 감정과 뻔하지 않은 발언 등을 통해서 오히려 감동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장판사 출신이자 드라마 작가로도 유명한 문유석씨는 “드라마가 감정을 절제하니 시청자들의 감정은 더 고조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작가는 6회 ‘내가 돌고래였다면’에서 정명석 변호사의 행동에 집중했다.

정 변호사는 동료 파트너 변호사로부터 신입 변호사들 앞에서 가혹한 질타를 받았다. 공익소송에 증인으로 부른 의사의 기분을 상하게 해, 로펌이 수십억짜리 클라이언트를 잃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절대 언성을 높이지 않고 그 동료와 언쟁을 하지도 않았다. '알았으니 그만하라'고 동료를 달래 보낸 후, 신입들에게 '자기 잘못이 맞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망설이다 덧붙인다. '그래도 그깟 공익소송, 그깟 탈북자 사건, 그렇게 생각하진 말자. 수십억짜리 사건...처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자'고 말한 뒤 '창피해서 먼저 가야 한다'며 일어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파를 뺀, 절제된 감정과 뻔하지 않은 발언으로 오히려 감동을 극대화하고 있다. 사진은 6회에서 동료 변호사로부터 질타를 당하는 정명석 변호사(강기영 분. 오른쪽)의 모습. [사진=ENA 캡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파를 뺀, 절제된 감정과 뻔하지 않은 발언으로 오히려 감동을 극대화하고 있다. 사진은 6회에서 동료 변호사로부터 질타를 당하는 정명석 변호사(강기영 분. 오른쪽)의 모습. [사진=ENA 캡처]

문 작가는 이 장면을 두고 “너무 감탄스럽다”고 평가했다. 변호사가 ‘약자를 어쩌고!’ 하면서 감동적 연설을 하지 않고, ‘어떻게 그깟 공익소송이라고 할 수 있어!’라며 버럭 화를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공익소송을 맡으면서 ‘수십억 사건만큼 열심히!’라고 후배들에게 뻔한 멘트를 날리는 대신, "수십억 사건...처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자”라고 말한 점에서 더 뭉클하다고 문 작가는 평가했다. ‘현실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라는 점에서 더 공감 가고 신뢰가 간다고 문 작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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