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6조3640억원 달해...KB금융, 1.6조억원으로 가장 많아
"기업대출, 금리 영향에도 계속 늘어...신종자본증권 발행은 BIS비율 제고 차원"

올해 국내 금융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6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이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빠르게 증가한 기업대출이 주요 은행들의 BIS비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자본성 증권 발행만으로 급하게 메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뒤따른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약 1조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신한금융지주는 1조원을 발행했다. 은행까지 포함할 경우 5대 금융지주가 올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6조3640억원으로, 이전 최대 발행 규모였던 2020년의 5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올해 하락한 BIS비율 제고 차원에서 자본성 증권을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15.77%에서 올해 상반기 15.64%로 하락했고, 신한금융은 16.20%에서 15.87%로, 하나금융은 16.29%에서 15.86%로, 우리금융은 15.1%에서 14.2%로 떨어졌다.

이는 올해 주요 금융지주들의 위험가중자산이 올해 상반기 기준 1044조894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5%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은 금리 인상으로 올해 3분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신용대출까지 끌어 부동산에 투자한 과다 채무자가 많아 올해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3분기 말 기준 709조5000억원으로 사상 첫 700조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 65조1000억원(10.1%)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반면 기업대출은 금리 영향에도 계속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커진 것은 금융지주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 것"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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