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시티 성공 가능성,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투자 비중 보면 안다
네옴시티 성공 가능성,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투자 비중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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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최근 방한해, 재계 총수들을 만나고 26개 프로젝트에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빈 살만 왕세자는 당시 일본 방문을 취소하고 한국만 다녀가 화제를 낳았다.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한 건 본인의 판단이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한 건 본인의 판단이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일각에서는 일본의 인프라 건설 기술이 한국에 밀렸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친환경 직선도시 ‘더 라인(미러시티)’ 건설을 위한 공사 발주가 시작돼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는 점에서, 중동 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00% 친환경 에너지 도시 네옴시티,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는 아직 낮아

업계에선 2023년부터 네옴시티 관련 발주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공사 발주가 본격화되면,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NEOM)'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만 약 1400조원(1조 달러)인데다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이 다방면으로 걸쳐 있어 그 안에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자급자족형 친환경 직선도시 ‘더 라인(미러시티)’, 바다 위 팔각형 첨단 산업 단지 ‘옥사곤’, 사막 위 스키장을 갖춘 친환경 관광 단지 ‘트로제나’ 등이 그것이다. 트로제나에서는 2029년 동계 아시안 게임이 개최될 예정이다. 사막에서 동계 아시안 게임이 개최된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어서, 네옴시티는 이미 전 세계인들에게 ‘미래형 도시’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옴시티’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더 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100% 친환경 에너지’로 운용된다는 점이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힘입어 석유 산업을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사우디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붐과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석유 산업 의존 경제 구도에서 탈피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예정대로 더 라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2030년까지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옴 프로젝트 수주 비율, 중국과 한국이 빅2 형성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네옴시티’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으로 네옴시티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사우디가 바이든의 기대와 달리 원유 증산에 합의하지 않음으로써 협의는 불발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원유 증산을 부탁했지만, 불발됐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원유 증산을 부탁했지만, 불발됐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실제로 최근 한 언론이 보도한 ‘국가별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규모’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우디 54%, 중국 14%, 한국 13%, 스페인 9%, 그리스 6%, 영국·이탈리아·인도·아랍에미리트(UAE) 각 1%로 알려지고 있다. 사우디를 제외한 외국 중에서는 중국과 한국이 ‘빅2’를 형성하고 있는 구도이다. 사우디의 규모가 가장 높은 것은, 소규모 기초 공사가 현지 업체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쿠데타로 정권 잡은 빈 살만, 혁신적 비전 제시에 방점

혁신적인 설계와 엄청난 규모 때문에 일각에서는 완성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라는 우려 섞인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네옴시티 중에서도 ‘더 라인’은 조감도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네옴시티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감도를 보면 공상과학 영화 속 도시가 떠오르는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빈 살만 왕세자 입장에서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빈 살만 왕세자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두고 “만약 돈이 있다면 기준을 높이고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것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데 왜 기존 도시들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에서 건설·에너지·석유화학·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네옴시티 건설 외에도 방산·원전·문화·수소 분야에서도 한국과 강한 협력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 인제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국은 낙후된 도시를 트랜스폼 시키는 고도화된 경험도 해봤고 황무지를 스마트도시로 만든 경험도 있다"며 "더불어 에너지와 플랜트 영역 경쟁력도 강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사우디 입장에선 한국처럼 경쟁력 있는 국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과 정의선, 네옴시티 수주의 최대 수혜자 노리나

게다가 우리 기업들의 이해 관계와도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과 현대차그룹에 관심이 쏠린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회장은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재판에 불출석 의견서까지 제출하며 빈 살만 왕세자를 맞이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삼성 승지원에서 단독 면담을 했고,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만남도 주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소통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삼성그룹은 빈 살만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친분 덕분에 향후 수주전에서 최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 ‘부르즈 칼리파’ 건설에 참여해 기술력을 과시한 삼성물산이 이번 네옴시티에 들어서는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다수의 주택·플랜트 사업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시티에 접목되는 인공지능·반도체·가전 사업 등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도 높다.

현대차는 하늘을 나는 택시로 설명되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수소차 등의 미래 산업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현대차는 UAM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로봇 등 다양한 스마트 모빌리티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에 네옴시티 프로젝트 비공개 수주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네옴시티가 석유 대신 수소를 주 수출품목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네옴시티가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어떻게 충당하느냐로 귀결된다. 업계에선 네옴시티 ‘더 라인’ 건설에 필요한 자금 규모만도 5000억(한화 700조원)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네옴시티 전체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1조 달러(140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는 이를 공공 부문 투자, 민간 부문 투자, 프로젝트 기업 공개 상장을 통해 순차적으로 조달해 나갈 계획이다.

네옴시티, 적극 투자하는 기업에게 일감 몰아준다

지난 18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칠 효과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지난 18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칠 효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김갑성 연세대 교수는 “네옴시티는 발주처에서 개발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들에 일감을 우선적으로 주는 형태로 자본력 있는 대기업이 아니면 수주가 어려운 구조”라며 “우리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외교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네옴시티 사업은 사우디가 철저하게 비공개로 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옴시티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주액은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14일 공시에서 “발주처와의 경영상 비밀 유지 협의에 따라 상세한 사항은 추후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수주 관련 내용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추가 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발주처의 요청 사항을 최대한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현대차, 성공가능성 높게 볼수록 수주액 대비 투자 규모 키울 듯

더 라인 건설의 첫 단계에서는 3190억 달러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그중 절반(1595억 달러)을 사우디 국부 펀드(PIF)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4분기 내에 해외 국부 펀드 탭핑을 통해 자금을 유치해 나머지 절반(1595억 달러)의 일부를 조달할 계획이다.

향후 삼성물산·현대건설의 수주액 대비 투자 비율이 밝혀질 경우, 투자 정도에 따라 네옴시티 성공 가능성이 점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 국부 펀드(PIF)가 50%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물산·현대건설이 네옴시티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투자도 많이 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네옴시티의 리스크를 크게 본다면, 수주액 대비 투자 금액을 최소화하려는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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