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소환불응 가능성 높아

'성남FC 제3자 뇌물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다음주 중 소환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린 이미 일정이 정해져 있다. 다른 일정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나오라고 통보하는 건 제1야당에 대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태도도 아니고, 보통 일반인 소환하는 것도 이렇게 안 한다. 조율해서 하는 거지 일방적으로 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출석 가능성에 대해 “그 부분은 대표께서 결정할 것이다. 저희가 봤을 때는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일방적 소환 통보가 왔기 때문에 당 대표의 입장이 아직 정리가 안 돼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 이재명 대표에 대해 검찰 출두여부와 상관없이 기소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 하여금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게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기업들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위해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기업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수사를 진행해왔다.

이와관련, 검찰은 지난 9월 전 성남시청 전략추진팀장 김모씨와 성남FC에 50억원의 후원금을 낸 두산건설 전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두산건설은 50억원의 후원금을 낸 뒤 20년 가까이 하지 못했던 성남 정자동 땅의 용도 변경을 받아내서 고층빌딩을 지어 막대한 이득을 보게됐다.

검찰은 기소된 김씨의 윗선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측근 정진상 실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는데 기소된 김씨로부터 “정진상 실장을 통해 사실상 이재명 시장의 지침을 받아 업무를 추진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 또한 기소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이재명 대표측은 검찰의 출석요구에 응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답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검찰 주변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에 출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 결의 등 당이 정한 방침을 따르는 형식을 취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으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 대표 정책조정실장 등 자신의 측근들이 구속되자 “검찰의 조작수사에 의한 야당탄압”이라며 반발해왔다.

특히 성남FC후원금 사건의 경우.이 대표가 이 대표 본인이 이를 ‘업적’으로 포장할 만큼 개입한 사실이 분명해 검찰에 출두해도 반박 내지 항변할 내용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소환불응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추후 예상되는 대장동 및 쌍방울 관련 수사까지 한꺼번에 묶어 ‘정치탄압’이라며 역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당내에서 이 대표 사퇴론이 본격화되고 있어 끝까지 이런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실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당이 당당하게 싸울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이 이 대표 리스크와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거듭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날 '이 대표의 혐의가 입증되는 지점이 없는 만큼 당당하게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평가를 묻자 "혐의가 입증된 게 없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당당하게 싸워나가시기를 원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이 대표 리스크와 관련 '당내 우려는 극소수'라고 발언한 김남국 의원에 대해 "김 의원의 그런 주장이 극소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 지도부를 구성하시는 분들과 김남국 의원 같은 분들이 조금 더 계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등 총선체제를 서두르는 만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당 지지율 정체현상이 계속되거나 역풍을 맞으면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가 급변할 수 있다.

당장 이번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출석요구 및 이 대표측의 대처에 따라 민주당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