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손절’? ‘회사는 살려달라’ 검찰과 빅딜성사??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이자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여러가지 검찰 수사중 가장 ‘사법리스크’가 큰 변호사비 대납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10일 태국에서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작년 5월 쌍방울 본사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8개월간 해외 도피를 해왔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태국 경찰과 협조해 현지 골프장에서 김 전 회장을 체포했다.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도 현장에서 함께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회장 일행이 하필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FC 사건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검찰에 출두한 10일날 붙잡혔다는 것이 공교롭다.

국내 수사기관이 동남아로 도피한 피의자를 검거하기는 쉽지않다. 숨어 지낼 수 있는 리조트 시설이 많은데다 치안이 불안정하고, 경찰등 현지 사법기관 요원들의 매수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김 전 회장이 형식상 ‘체포’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체포로 위장한 자수 사례는 무수히 많다.

검찰은 그동안 김 전 회장의 자진귀국을 유도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해 8월 김 전 회장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차명으로 갖고 있는 수백억원대의 주식을 동결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범죄수익금을 4500여억원으로 보고 법원에 추징보전 청구를 했는데, 법원이 이 금액을 대부분 인용함으로써 김 전 회장으로서는 잠시 감옥행을 피하는 대신 수천억원의 재산과 회사를 잃을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처하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 연말에는 김 전 회장이 변호사를 통해 “자진 귀국해서 검찰수사에 협조할테니 개인 재산과 회사는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빅딜을 제안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대해 검찰은 “범죄자와 불법거래는 없다”고 밝혔지만 김 전 회장측의 제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왼쪽)/CBS노컷뉴스 제공

쌍방울그룹 비리를 수사중인 수원지검은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김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자금세탁 방식을 통해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한 흔적 대부분을 확인, 김 전회장의 자백만을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재명 대표는 성남FC 기부금 문제에 대해서는 “성남시민을 위해 기업과의 상생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며 제3자 뇌물죄 관련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비 대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대표가 직접 뇌물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여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5월 당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 등의 도움으로 중국 단둥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광물 개발 등 여섯 분야 사업권을 받았다. 이후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다. 쌍방울은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경기도와 아태협이 공동 개최한 남북 교류 행사 비용도 지원했다.

김 전 회장은 또 2018~2019년 64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72억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이 가운데 50만달러를 북한 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8개월 가량 도피를 이어오던 김 전 회장의 신병확보는 최근 여러 가지 사법리스크로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사건의 핵심 김만배씨와 마찬가지로 김 전 회장으로서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당선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쌍방울그룹 의혹에 대해 문재인 검찰의 무딘 칼날과 달리 윤석열 검찰의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면서 재산과 회사라도 살려야겠다는 선택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대장동 일당 중 유동규 남욱 정영학이 정권교체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각자 제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