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미 연준이 이번달 '빅스텝'(0.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화 약세 및 자금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뒤따르고 있지만, 경기둔화 등 대내요인을 고려하면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선 오는 21∼22일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이른 동결을 결정했다.

이로 인하 한국의 금리(3.50%)는 미국(4.50∼4.75%)보다 1.25%p 낮아졌다. 이는 2000년 10월 1.50%p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만약 연준이 이번 달 빅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게 되면 한미간 금리차는 1.75%p로 확대된다.

한미금리차가 더욱 확대될 경우 원화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는 커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는 수출에 대한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경기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더 강하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3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약 1조원(913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한은은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수출·소비 감소 등 경기 둔화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