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의회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시켰다. [사진=연합뉴스]

 

핀란드가 30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의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비준안 가결로 사실상 나토 가입을 위한 마지막 문턱을 통과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의회는 276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7일(현지시각)엔 헝가리 의회가 찬성 182표, 반대 6표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통과시켰고, 이번엔 튀르키예도 동의함으로써 핀란드는 나토 가입을 목전에 두게 됐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가입희망국이 나토 가입 신청 결정을 내리고, 필요하다면 그 국가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이후 가입신청국은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한다. 핀란드는 지난해 5월 18일(현지시각) 나토에 신청서를 낸 바 있다.

그 후엔 나토 회원국 30개국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는 회원국 의회가 승인함으로써 이뤄진다. 튀르키예 의회의 승인이 바로 그 예다. 다만 회원국마다 다른데 미국에서는 상원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면, 영국에서는 의회의 투표가 필요하지 않다.

최종적으로는 가입신청국이 미 국무부에 가입문서를 기탁한 후 나토 회원국 정식 가입 절차가 완료된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해 튀르키예 의회에선 호의적인 분위기가 투표 전부터 감지됐다. 튀르키예 집권당 소속 아키프 차아타이 클르치 의원은 "핀란드의 구체적 조치와 그 이행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나토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토도 튀르키예 의회의 비준안 가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나토 가족 전체를 더 강하고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도 트위터에 "(튀르키예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드린다"면서 "강하고 능력있는 동맹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나토에 최종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최종적으로 이뤄질 경우 그와 접경하고 있는 러시아의 반발이 거셀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다. 핀란드는 지난 1939년부터 1940년까지 소련과 '겨울전쟁'을 치른 바 있고, 그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소련의 눈치를 보는 외교 정책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한 핀란드의 외교 정책은 '핀란드화(Finlandization)'이란 단어로 불린다.

반면 핀란드와 동시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던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에 직면한 상황이다. 그 원인은 서로 간의 외교적 마찰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스웨덴이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의 신병을 인도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있는 상황이라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PKK는 튀르키예 정부가 자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자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단체다.

튀르키예는 또 최근 스웨덴 내에서 발생한 반(反) 튀르키예 시위를 문제 삼으며 나토 가입 논의를 위한 회담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달 취재진에 "(우리는) 그들(스웨덴)에게 기대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면서도 "그게(튀르키예가 원하는 바가) 먼저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헝가리 정부 또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최근 스웨덴 정치인 일각에서 헝가리 법치와 민주주에 대한 중상모략이 나오고 있단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스웨덴에 대해서 "우리는 가능한 빨리 스웨덴도 나토 가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튀르키예 의회의 비준안 가결 후 트위터에 남긴 글. [사진=트위터]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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