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8000쌍 합동국제결혼식
3년 만에 대규모로 실시
교도통신, 일본인 약 550명 참여

합동결혼식에서 성수의식을 하는 한학자 총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가운데 같은날 경기 가평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시설인 HJ글로벌아트센터에서 합동결혼식이 치러졌고, 이날 결혼식에 일본인 약 550명이 대거 참여, 주목을 받았다. 

가정연합은 세계 150개국 신자 약 8000쌍이 한학자 총재 주례로 합동 국제결혼식을 이날 올렸다고 8일 밝혔다.

'2023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축제'라고 이름을 붙인 이날 결혼식은 한국, 일본,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브라질, 대만,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각국 현장을 경기 가평군 소재 가정연합 관련 시설인 HJ글로벌아트센터를 온라인으로 연결한 가운데 실시됐다.
 
가평 행사 현장에는 신랑·신부 약 1500쌍과 하객 등 약 3만명이 집결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일본인 약 550명을 포함해 56개국으로부터 약 2600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도쿄에서도 약 200명이 참가한 합동결혼식이 열려 경기 가평군 소재 가정연합 관련 시설인 HJ글로벌아트센터에서 열린 행사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고 덧붙였다.

합동결혼식장에서 꽃을 팔았다는 한 상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총격 사건 때문에 일본 참가자가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게 많다"고 말했다.

가정연합은 지난해 7월 8일 아베 신조(67) 일본 전 총리가 총격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총격범이 "자신의 어머니가 심취한 통일교를 비난하고자 아베 전 총리를 습격했다"고 말하며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었다.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정연합은 특히 일본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며 일본에서 세를 키웠다. 신자수는 해외를 포함해 100만명에 이르고 그중에서도 일본신자수가 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당시 범인인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통일교 신자였을 것으로 추정됐고, 남편 사망으로 나온 보험금 5000만엔을 포함해 1억엔(한화 9억7000만원) 이상을 통일교에 헌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국내외 언론에는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와 통일교와의 유착관계가 보도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ㆍ사망 사건으로 일본 정치권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간 유대 관계가 조명 받으며 일본 집권 자민당은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자민당은 소속 의원들과 통일교와의 접점을 조사하면서 △ 통일교 관련 모임에 축전이나 메시지를 보냈는지 △ 통일교 홍보지에 인터뷰나 대담 기사가 실렸는지 △ 통일교 관련 단체 모임에 참석하고 회비를 기부했는지 △ 선거 때 통일교 측의 조직적 지원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했다. 

가정연합이 참석자가 대규모로 모인 합동결혼식을 한 것은 2020년 2월 이후 3년여 만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비대면 방식 또는 참석자 수를 제한한 상태로 실시했다.

가정연합은 1961년 문선명(1920∼2012)·한학자 총재의 주례로 36쌍의 국내 결혼식을 한 것을 시작으로 합동결혼식을 이어왔으며 규모와 범위를 차츰 확대했다.

1995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3만5000쌍, 세계 각지에서 생중계로 참여한 32만5000쌍까지 모두 36만쌍(72만명)의 커플을 한 번에 결혼시켜 ‘가장 많은 커플의 합동결혼식’ 부문 기네스북 기록도 갖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날 신자로서는 합동결혼식을 거쳐 태어난 아이를 기르는 것이 교리를 따르는 것이지만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통일교가 이렇게 합동결혼식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들만의 핵심 교리, 즉 구원론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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