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새우깡 가격 인하 결정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가격 인하 검토
경제부총리 권고 이후 9일만에
빵·과자·아이스크림 가격도 주목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라면 판매 코너. [연합]

라면 3사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라면 3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값 인하' 발언을 한 지 9일 만에 라면 3사가 라면값을 내린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라면값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 발언 이후 라면업업체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그리고 선두주자인 농심이 업계 중 처음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다른 라면업체들도 조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7월1일부로 신라면 봉지면의 출고가를 4.5% 인하한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내리게 된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과 새우깡의 국내 연간 매출이 3600억원의"이라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가격 인하' 방침을 정하고 인하 품목과 할인 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업체들의 가격 인하 이후 롯데제과,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등 과자, 빵을 만드는 다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업체를 소집해 하락한 밀 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으니 하락세가 이어지며 현재 30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농심 측이 흔쾌히 가격인하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이 다음달부터 5% 인하될 예정이기 때문에 농심은 연간 8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게 된다. 

한편 주요 라면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원가 부담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10% 내외 올렸었다. 

당시 농심과 오뚜기가 각각 출고가를 11.3% ·11.0% 인상했다. 팔도가 9.8% 올렸다. 두달 뒤인 11월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을 9.7% 인상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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