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우상화하는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공개했다. 2014년 김 위원장이 평양의 고아 돌봄시설인 육아원과 애육원을 방문한 장면에는 아이들에게 새로 제공된 식기류가 등장했는데,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와 미국의 미키마우스, 영국의 기차 토마스 등이 그려져 있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10.18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우상화하는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공개했다. 2014년 김 위원장이 평양의 고아 돌봄시설인 육아원과 애육원을 방문한 장면에는 아이들에게 새로 제공된 식기류가 등장했는데,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와 미국의 미키마우스, 영국의 기차 토마스 등이 그려져 있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10.18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최근 김정은이 평양 양말공장을 방문해 일본 산리오사의 캐릭터인 ‘헬로키티’와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곰돌이 푸’가 장식된 어린이 양말을 보고 “곱다” “어린아이들이 이런 견본품과 같은 아동 양말을 신으면 좋아할 것”이라며 ‘기쁘게’ 말했다 북한 외무성이 밝힌 것은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를 어떻게든 모면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적대국’의 문화를 유입하거나 유포한 자는 노동교화형에 처하고 있다”며 “북한 법대로라면 적대국의 캐릭터를 ‘곱다’고 칭찬한 김정은부터 노동교화형에 처해야 하고 적대국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도 문제”라고 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1일 ‘평양 양말공장이 전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공장에 얽힌 김정은의 일화를 전했다. 외무성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뜨거운 사랑을 전하는 일화”라며 “제품 견본실에 진열된 발목에 깜찍한 고양이가 그려진 ‘키티’ 양말을 보시며 ‘곱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또한 “(김정은이) ‘뿌(곰돌리 푸) 양말도 있는가’ 물으며 ‘어린 아이들이 이런 견본품과 같은 아동 양말을 신으면 좋아할 것’이라고 기쁨에 넘쳐 말했다”고 설명했다. 외무성이 김정은과 관련된 일화를 선전하면서 ‘키티’ 또는 ‘뿌’라는 해외 캐릭터의 명칭까지 그대로 사용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헬로키티는 일본 산리오사의 캐릭터이며, 곰돌이 푸는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것이다. 특히 외무성을 통해 이러한 일화를 공개했다는 것은 대외적 선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태 의원은 “이번 김정은의 미국, 일본 만화 캐릭터 양말 관련 발언을 게재한 곳이 북한주민들은 볼 수 없는 북한 외무성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김정은의 양말 관련 발언은 대내가 아닌 대외를 향한 메시지로 북한은 김정은이 외국의 것은 무조건 배척하고 처벌하는 폐쇄형 지도자가 아니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공세가 점차 커지자 어떻게든 모면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최근 국제사회는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21세기의 가장 잔혹한 악법이라고 비판하는데 이에 대해 북한은 ‘봐라, 우리 최고지도자는 인민을 위해 적대국의 캐릭터일지라도 사용하면서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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