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비켜가는 곁가지 승부로는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다”

국민의힘은 27일 김기현 대표 주재로 전북 군산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호남민심을 공략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7일 김기현 대표 주재로 전북 군산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호남민심을 공략했다. /연합뉴스

작년 6월1일 있었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가장 최근에 치러진 대한민국의 전국단위 선거다. 다음 전국단위 선거는 내년 4월10일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이다.

7개월여 앞둔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순항(順航) 여부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정치적 모멘텀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의 바탕인 자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노력은 압도적 원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에 발목이 잡혀있다.

헌법재판소에 의해 9대0, 일방적으로 기각당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발의는 윤석열 대통령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였다.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은 광우병사태가 그랬던 것처럼,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복원, 한일관계 개선을 저지하려는 민주당 및 친북 좌파들의 집요한 공세다. 유례없는, 기록적인 폭우로 빚어진 경북 예천과 충북 청주의 수해가 MBC 같은 언론에 의해 부풀려지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호남 민심에 다가가기 위한, 이른바 ‘서진(西進)행보’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7일 군산에 있는 새만금개발청을 찾아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호남 지역 국민들에게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사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제 지역구보다도 많이 오지 않았나 할 만큼 호남 지역에 대한 행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첫 현장 최고위를 전북 전주에서 열었고,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달 중순에도 광주에 있는 산업단지를 찾았다. 시도 순회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장 먼저 연 곳도 호남이었다. 투자 유치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새만금청이 설립됐는데 지금까지 8조1000억원의 투자 유치가 있었지만 그중 80%가 넘는 6조6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 때 호남에서 단 한석도 건지지 못했다.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 의원은 민주당으로 당선된 뒤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작년 6·1 지방선거 결과는 참혹하다. 광주시장과 전남 전북지사 등 광역단체장은 물론 광주시의 구청장 5명 전남 전북의 시장 군수 31명 등 36명의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지역구 광역 기초의원 선거도 사실상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광주 전남 전북의 교육감 선거는 자칭 ‘진보후보’가 세 곳 모두 1,2위를 차지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호남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수도권 때문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는 21대 총선기준, 지역구 의석 253석 중 절반에 육박하는 121석의 의석이 몰려있다.

지난 총선때 민주당의 압승은 서울 49석 중 41곳, 인천 13곳 중 11곳, 경기도 59곳 중 51곳을 가져갔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이루어진 여론조사 기관들의 각종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유권자들은 출신지, 고향에 따른 정당선택 경향이 7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남 출신의 보수정당 지지 보다는 호남출신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성향이 더 높고, 수도권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고향에 따라 지지정당이 결정되는 인과관계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이 호남공략, 즉 서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수도권의 호남출신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사태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사건 등 각종 사법리스크와 방탄국회, 김남국 의원의 코인투기 의혹 등을 계기로 호남 민심이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도록 부채질함으로써 수도권의 풍향을 바꿔 보겠다는 것이다

27일 군산의 국민의힘 최고위 회의에서 광주 출신인 김가람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호남을 포기하고 호남에서 도망치면 호남 출신 수도권 시민들도 국민의힘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호남을 포기하면 수도권을 잃을 것이고 수도권을 잃으면 우리가 무슨 염치로 영남에 갈 수 있겠나”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초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호남출신 유권자들의 몰표, 압도적인 지지와 더불어 김대중 김종필, DJP연합 이후 형성된 ‘호남+충청 유권자연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후보가 충청지역 전체에서 승리한 결과에서 보이듯, 이같은 ‘호남+충청 유권자 연합’은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충청의 아들’을 표방하고 있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서진책략’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수도권의 호남출신 유권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도를 완화시키고, 호남+충청 유권자 연합을 와해시키는 것에 더 나아가 호남에서 지역구 의원까지 배출하는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전망은 부정적이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김남국 의원 코인사건이 터졌을 때, 호남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가 부각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과거 수준,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추세다.

이에따라 국민의힘 등 여권에서는 지금까지 선거때면 늘 해오던 민심구애 같은 책략 내지 선거공학이 아닌 대한민국이 당면한 본질에 입각한 진정성 있는 승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이 추구했던 친북 친중노선, 좌파 포풀리즘을 계승하려는 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자유 민주주의의 바른 길 중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선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홍경의 단국대 겸임교수는 “언론과 SNS, 드라마에 음악까지 좌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본질을 비켜가는 곁가지 승부로는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호남의 유권자들에게 대한민국과 김정은의 북한 중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물어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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