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75주년 국군의날 행사를 준비중인 국군 헬기 23대가 75라는 숫자를 만들어 비행하는 모습이 11일 경기도 분당 상공에서 포착됐다. /사진=팬앤드마이크 독자제공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행사를 준비중인 국군 헬기 23대가 75라는 숫자를 만들어 비행하는 모습이 11일 경기도 분당 상공에서 포착됐다. /사진=팬앤드마이크 독자제공

2021년 9월 문재인 정권이 카자흐스탄에 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송환, 국립묘지에 안장하는가 하면,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등에 그의 흉상을 설치한 것은 좌파들의 집요하게 추진해온 ‘역사전쟁'의 일환이었다.

좌파들은 1948년 미 군정과 이승만 주도로 수립된 대한민국을 북한의 선전처럼 ’미제의 괴뢰정권‘으로 규정하고 있기에 대한민국 건국시점을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출범 때로 만들려는 것이다.

홍범도장군 유해송환, 김원봉 서훈 추진등은 이런 역사관에 따라 국군의 뿌리를 바꾸려는 노력이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북한 및 공산군의 6·25 침략에 맞서 싸운 한미동맹의 역사를 지워내려는 것이다.

매년 10월1일, 국군의날은 1950년 10월1일, 6·25전쟁 석달 후 국군이 북한의 침략을 물리치고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동시에 한미동맹의 핵심인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일(1953년 10월1일)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국군의날을 바꾸려는 노력까지 했다.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8월 국방부의 첫 업무보고에서 국군의 뿌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당시 문 대통령이 “광복군,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군의 전통을 육사 교육 과정에 포함하고 광복군을 군 역사에 편입시키라”, “10월 1일인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라” 등 두 가지를 지시했다. 이 자리에는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배석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군 관계자는 “복수의 청와대 인사들은 특히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정통성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가 국군의날에 대해 정통성을 문제삼을 두고 당시 국방부 관계자들은 국군의 뿌리를 북한이 거부하는 한ㆍ미 동맹의 틀이 아닌, 북한이 동의할 수 있는 ‘김일성주의자’ 김원봉이나 ‘공산주의자’ 홍범도 장군 등으로 상징되는 프레임으로 바꾸라는 지시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후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서는 김원봉에 대한 서훈 가능성을 비롯해 홍범도 장군과 관련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 ‘국군의날 변경 결의안’을 제출하고(2017년 9월), 국방부는 “독립군과 광복군 관련 연구를 통한 국군의 역사적 뿌리 재정립과 신흥무관학교의 독립운동사 발굴”을 강조하는 등(2018년 1월 업무보고) 당·정·청이 일체가 돼 속전속결로 문 전 대통령의 지시가 이행됐다.

이와함께 국군의 뿌리로 김원봉을 내세우는 ‘작업’은 청와대가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에 설치한 혁신위원회가 맡아서 진행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주도하고 있는 홍범도장군 흉상철거는 문재인 정권때 집중적으로 추진된 좌파들의 이같은 역사전쟁에 맞서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1일, 75주년 국군의날을 맞아서는 10년 만에 서울 시내에서 국군의 시가행진이 벌어질 예정이다. 흔들리지 않는 국군의 뿌리를 확인하려는 노력이다.

국방부는 건군 40주년이던 1988년부터 5년 단위로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을 했다. 최첨단 무기와 대규모 병력 행렬을 통해 북한정권이 1년에도 몇차례씩 하는 군사 퍼레이드에 맞서 우리 군의 위용을 과시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시가행진을 없애고, 낮 대신 저녁 시간에 시작된 국군의날 기념식은 공군 에어쇼와 인기 가수 공연 등으로 국군의날 행사를 대신했다. 이에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서는 “북한 정권 눈치보기”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올해 국군의날인 10월1일이 추석연휴에 들어있는 상황을 감안, 건군 75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식은 9월 26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개최하고, 오후에는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시가행진이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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