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핵무기 사용은 엄청난 재앙 초래" 경고 
北 유엔대사 "위기는 美·추종세력 탓
…韓은 美식민지" 막말하며 윤대통령 비난
유엔차석대사 "황당무계한 주장 그만해야"
"한미가 핵전쟁 억지 누가 믿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신화연합]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신화연합]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전쟁 위기 언급과 관련해 핵무기 경쟁의 위험을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서 "새로운 군비 경쟁이 걱정스럽다"며 "핵무기 수가 수십 년 만에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 어느 곳이든, 어느 상황에서든 핵무기 사용은 엄청난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핵무기를 과시하는 풍조가 다시 일고 있다. 이것은 광기다"라며 "우리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북한에서 핵무기 개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상진 주유엔한국대표부 차석대사. [유엔웹TV 캡처]
김상진 주유엔한국대표부 차석대사. [유엔웹TV 캡처]
김 성 주유엔북한대사. [유엔웹TV 캡처]
김 성 주유엔북한대사. [유엔웹TV 캡처]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조선반도는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다"며 "자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 것은 미국과 한국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연초부터 미국과 대한민국은 정권 종말·평양 점령과 같은 히스테리적 대결 망언을 떠들면서 침략적 성격이 명백한 합동 군사 연습을 연이어 실시했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미국은 미·일·한 삼각 군사동맹 체제를 수립함으로써 아시아판 나토창설 계획을 실천에 옮겼고,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신냉전 구도가 들어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무기 거래 가능성을 경고한 것에 대해 "주권국들의 평등하고 호의적인 관계 발전은 미국의 식민지에 불과한 대한민국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사는 윤 대통령의 호칭을 생략했고,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괴뢰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상진 주유엔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김 대사의 그같은 발언에 "황당무계한 주장은 그만하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차석대사는 일반토의 연설이 끝난 뒤 개별 발언을 신청해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완전히 민주화되고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는 법치국가인 한국이 미국과 공모해 핵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북한의 억지를 믿는 분들이 있나"라고 물었다.

김 차석대사는 한미의 합동 군사훈련을 '침략훈련'이라고 규정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론을 폈다.

그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방어목적의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을 감행한 국가이고, 올해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반격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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