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호실적 등 경영능력 과시, 상속재판에 심리적 영향 미칠 듯

 

LG 구광모 회장
LG 구광모 회장

LG그룹의 프로야구단 LG트윈스가 29년만에 정규리그는 물론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이 구광모 회장과 유가족간에 진행중인 상속분쟁에서도 구 회장에게 상당히 유리한 소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법조계가 전망하고 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가족간에 진행중인 상속분쟁 2차 재판이 오는 16일 열린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박태일 부장판사)는 고 구본무 LG회장의 부인 김영식씨와 두딸 구연경·연수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 청구소송 2차 변론기일에 따른 재판을 16일 속행한다.

지난달 5일 있었던 첫 재판은 세 모녀에게 불리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하범종 ㈜LG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이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지분을 전부 구광모 회장에게 상속해야 한다는 구 전 회장의 유지가 있었다는 것을 세 모녀가 인지했다는 증언을 했기 때문이다.

하 사장은 구 전 회장이 사망하기 전까지 가장 먼저 만나 업무 보고를 하고 주요 인사와의 외부 식사에 동행하는 등 구 전 회장의 최측근이었다.

하범종 사장은 이날 재판에서 세 모녀 측이 주장하고 있는 유언장의 부재와 관련, “유언장은 없었지만 구본무 전 회장의 뜻이 담긴 메모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메모에는 개인재산 및 경영재산을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구 전 회장의) 말씀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구광모 회장과 세 모녀 모두 해당 메모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와관련, 하 사장은 "구 전 회장의 지시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문서를 작성한 뒤 A4용지로 출력해 보고하며 서명까지 받은 자료가 있다"며 "이를 구광모 회장과 세 모녀에 직접 확인까지 받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세 모녀 측 변호인단은 이런 문서를 확인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하 사장은 "구본무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구광모 회장에게 상속하기로 했지만 김영식 여사가 딸들에게도 지분을 상속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을 해 경영권이 위협되지 않는 수준에서 구 전 회장의 지분을 구 회장과 세 모녀가 나눴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세 모녀 측이 소송을 냈을 때부터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권리에 대한 법률상으로 정해진 존속기간)이 지난 데다 양측간 합의된 사항에 대한 무효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 등이다.

세 모녀는 상속권을 침해당했다는 것을 안지 3년,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이내에 해야만 하는 상속회복청구권을 구본무 전 회장이 작고한 2018년 5월20일 기준으로 5년이나 지나서 제기했다.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재산 중 LG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주식 11.28% 중 구광모 회장이 8.76%를, 두 딸 구연경 연수씨가 각각 2.01%와 0.51%를 상속받는 대신, 구 전 회장의 나머지 재산 5000억원 상당은 대부분 부인과 두딸이 물려받은 점 또한 세 모녀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세 모녀 측 변호를 맡은 변호인단이 연이어 사임한 것도 원고 측에 불리한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 원고 세 모녀의 변론을 맡았던 헌법재판관 출신의 강일원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대표변호사와 그의 아들인 강규상 변호사는 지난달 5일 있었던 이 소송의 첫 변론 다음날인 6일 재판부에 소송대리인 사임서를 제출했다.

세 모녀 측 변호인단은 배인구, 조영욱 성주경 변호사 등 법무법인 로고스 소속 변호사들이 지난 5월 사임한 뒤 법무법인 해광의 임성근 대표변호사가 합류하면서 강 대표변호사와 임 대표변호사의 투톱 체제로 운영됐다.

여기에 13일 있었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LG가 우승한 것도 구광모 회장에게 적지않은 힘이 될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018년 39세의 나이에 4세승계, 회장직을 물려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SK와의 자동차용 배터리 분쟁에서 무려 2조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받아내는가 하면 LG전자가 최근 유례없는 실적을 거두는 등 경영능력을 보였다.

이와함께 LG트윈스의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은 회사경영 못지않게 지난 30년 가까운 시절 LG그룹 임직원들은 물론 고객들에게 까지 가장 큰 염원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커다란 성과로 지적된다.

판사출신 한 변호사는 이에대해 ”그렇지 않아도 세 모녀가 법리적으로나 명분상 무리한 재판을 걸었다는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LG의 코리안시리즈 우승이 법정에서까지 구광모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