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동훈이 검찰 하나회라면 문재인은 전두환, 조국 추미애는 노태우 장세동인 셈”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하나회' 인맥이라고 주장하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연합뉴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하나회' 인맥이라고 주장하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연합뉴스

12·12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봄’이 더불어민주당의 대여 공세에 한껏 활용되고 있다.

민주당은 6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특수통' 검사 출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하자 "방송 장악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선언"이라고 비난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 시절 직속상관으로,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 선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8일 검찰에 소환된 송영길 전 대표도 "윤석열 검찰의 하나회에 맞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 하나회가 하이에나처럼 살아 있는 권력의 하수인되어 죽은 고기를 찾아다닌다"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조직화된 윤석열 특수부 하나회 세력에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전 민주당 원내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하나회, 신검부의 수장”이라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와 5공 신군부를 결합한 신조어인 셈이다.

민주당은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 검찰 인맥인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 특수통 검사출신을 다수 기용하자 ‘검찰공화국’이라고 비난해왔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하자 서울의봄 흥행에 맞춰 ‘검찰 하나회’ 공세를 취하는 것이다.

검찰에도 5공 신군부의 하나회 같은 사조직이 있을까?

검찰조직에서 검사들간의 인맥 형성은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로 함께 근무한 인연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연말이면 검사들이 가장 많이 참석하는 망년회 모임은 ‘000 검사장의 서울지검 특수1부장 때 함께 근무한 검사들 모임’이다. 평균 1~2년,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친목회 같은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밀어주고 당겨주는” 인맥이 될 수 밖에 없다. 옆에서 가까이 일했던 사람을 데려다 쓰고 싶은 마음, 모셨던 상사, 선배가 잘 돼서 자신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검찰에서 검사들을 분류할 때 흔히 쓰는, ‘특수통’ ‘공안통’ ‘기획통’이라는 기준은 이런 인맥과 인연이 장기화 되면서 생긴 것이다.

검찰에서도 하나회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노태우 대통령의 6공화국에서 정권실세 박철언의 입김 등으로 TK(대구 경북) 출신 위주로 검찰 인사가 편향되는 경향을 보이자 검사들 사이에서 ‘광어’ ‘도다리’ ‘잡어’라는 말이 생겼다.

횟집의 인기 횟감을 기준으로, ‘광어’는 TK 출신, 그보다 한등급 아래인 ‘도다리’는 PK(부산 경남) 출신을, ‘잡어’는 기타 지역 출신을 일컫는 것이었다.

이 무렵에 군부실세 하나회를 빗대 ‘검찰 하나회’라는 말이 나돌았다. 당시 검찰 하나회로 지목된 사람들은 법무부 검찰국 검찰1과에서 근무한 검사들이었다.

오랫동안 검찰 조직에서 ‘검사장 4대요직’으로는 서울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이 꼽혀왔다. 첫 번째는 검찰의 야전사령관이자 대한민국 중요수사의 70%가 이루어지는 서울지검의 검사장, 서울지검장이었다.

서울지검장으로 가기 전 단계, 그 다음 요직을 두고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이 경쟁했는데, 시대 상황과 처리한 사건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검사들이 서울지검장 다음으로 가장 선호하는 검사장 보직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쥐고있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심지어 법무부 검찰국의 검찰 1과장은 ‘검찰 황태자’로 불리기도 했다.

평검사로 10년가량 근무한 뒤 최초로 기관장이 되는 소규모 지청장 인사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여주지청장은 과거 오랫동안 검찰1과 출신이 아니면 갈 수가 없었다. 많은 검사들이 검찰1과에서 근무하고 싶어했지만, 전국 검찰청에서 가장 유능하고 인성이 좋은 검사를 선발했기에 장관 등 인사권자의 ‘백’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법무부 검찰1과 검사로 근무하면 거의 대부분, 여주지청장을 거쳐 검찰1과장→서울지검 주요 부장→지방검찰청 차장→서울지검 차장→검사장으로 이어지는 승진코스가 보장됐다. 그래서 ‘검찰1과’의 ‘1’에서 비롯된 ‘검찰 하나회’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등 현정부에서 요직에 기용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시절 특수통 인맥을 묶어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검찰 하나회’라는 공세를 펴고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시절 특수부에 주로 근무했지만, 하나회 같은 성골(聖骨) 이 아니라 ‘아웃사이더’ 였다. 늦은 나이에 사시에 합격해서 검사가 된데다, 국정권 댓글수사에서 보여준 바 대로 윗사람들로서는 그를 부리기가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검사 윤석열은 옷을 벗고 로펌 변호사로 돈벌이에 나서지만 그를 다시 검사로 불러 들인 사람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용호 게이트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검찰조직을 추수르기 위해 기용한 이명재 검찰총장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하나회급 검찰인맥을 갖게됐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지방으로 좌천된 그를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하고 평검사에서 일약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시키고, 검찰총장까지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문재인 정권에서 퇴직한 전직 고검장은 “윤석열 한동훈을 검찰 하나회라고 한다면 그를 검찰총장에 기용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두환, 조국 추미애 전 장관은 노태우나 장세동 쯤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