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에게 작별 예고하자 대통령과 긴급오찬??”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활동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빈손귀가’라는 것이다. 혁신위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중진불출마 및 윤핵관 인사들의 수도권 험지출마가 받아 들여지지 않고 혁신위 활동을 조기 종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두고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당장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위원장의 지난 6일 회동에서 김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전략적 대응’ ‘타이밍’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여지를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회동을 전후해 용산 대통령실의 분위기 또한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바뀐 점, 인 위원장이 혁신위 종료선언 직전 열린 회의에서 “50%의 성공‘을 거론하며 결국은 혁신위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것처럼 말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혁신위원장으로 발탁되기 전, 국민의힘은 그를 영입해 내년 총선에서 서대문에 출마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그는 서대문구 행사에 참석하는 등 지역을 누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 위원장은 이 지역에서 두 번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아들을 자신의 수행실장격으로 발탁해 함께 움직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인요한 위원장을 서대문에 출마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랫동안 연세대 의대 교수로 일해 온 ‘지역연고성’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 두 개의 국회의원 선거구 중 서대문 갑은 연세대를 끼고 있기 때문에 이 연고가 중시된다. 실제로 서대문갑에서는 과거 오랫동안 연세대 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 이성헌 두 사람이 국회의원을 주고받는, ‘리턴매치’를 벌여왔다.

이 곳에서 4선을 한 민주당의 현역, 우상호의원은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386세대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대권주자급 정치인으로 분류됐지만 서울시장, 국회의장 도전에 잇달아 실패하는 등 날개가 꺾이고, 당 안팎에서 586 운동권세대 퇴진론이 거세게 일자 내린 결정이었다.

인요한 위원장이 서대문갑 출마를 위해 뛰고 있다는 소식 또한 우상호 의원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10월, 자신이 서대문구의 한 행사에 참석했는데, 뜻밖에 인요한 연세대 교수가 왔고, 주최측이 인사말까지 시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 의원이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에게 “여기 출마하는 거야?”라고 물어보니 이 구청장이 “당에서...”라며 시인했다고 한다.

인요한 위원장은 이후 두달 가까이 혁신위 활동을 하는 동안은 자신의 지역구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행사참석 등 서대문 지역에 모습을 나타내는 일도 없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인요한 위원장이 혁신위 활동에 따른 좌절로 인해 서대문갑 출마도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7일 그가 혁신위 활동 조기종료를 선언하면서, 김기현 대표를 향해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많이 배웠다"고 한 것을 두고 ‘작별성 멘트’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인요한 위원장이 서대문갑 출마를 접는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적지않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를 대체할만한 후보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총선이 다가오자 국민의힘에서도 서울 출마희망자들이 앞다퉈 지역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벌어지는 중에서도 인요한 위원장의 서대문 갑에는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8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 대표, 인요한 위원장과 비공개 오찬을 한 것이 혁신위활동에 대한 위로의 성격과 더불어 그의 ‘총선출마’를 설득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특히 이날 오찬이 갑자기 이루어진데다 김기현 대표가 평소와는 달리 이날 대통령과의 만남 자체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런 추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대문갑의 후보로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대변인을 지낸 김홍국씨가 최근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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