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오찬 등 공식 환영행사 이어 
이재용·최태원과 ASML 클린룸 방문
ASLM은 'EUV 노광장비' 세계 유일 생산
총리와의 정상회담서도 반도체 협력 논의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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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첨단 반도체 개발 선점을 위한 '세일즈 외교'에 돌입했다. 

재계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이 우리나라 수출 20%(2022년 기준 1309억 달러 수출, 전체 수출액은 6839억 달러)를 차지하는 '반도체' 미래를 새롭게 열어나갈 강력한 경제외교·반도체 동맹의 성과를 낼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현지 동포들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연데 이어 다음날인 12일 공식 환영식 및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등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 후 곧바로 펠트호번에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방문한다. 

이번 네덜란드 순방의 목적을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결속임을 윤 대통령이 대내외에 선언한 만큼 ASML 방문이 갖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윤 대통령은 도착 당일 네덜란드 동포와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도 "반도체는 우리의 산업뿐 아니라 안보에도 중요한 분야"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협력은 이제 '반도체 동맹'으로 관계가 격상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의 ASML 본사 방문에는 국내 반도체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함께 하며 윤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도 동행한다. 

이번 순방에서 ASML 방문이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露光, Exposure)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EUV 노광장비는 나노(㎚·10억분의 1m)기술 개발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대만,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장비다. 

반도체 회로는 기판이 되는 웨이퍼 위에다 빛에 반응하는 감광액을 바르고 그 위에 회로 설계도에 맞도록 빛을 쏘면 만들어진다. 이 공정을 포토 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라고 하며, 이때 사용하는 장비가 노광장비다. 

노광은 반도체 공정에서 총시간의 약 60%, 비용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공정이다. 이때 빛으로 새겨지는 회로가 미세할 수록 한 웨이퍼에 들어갈 수 있는 반도체칩 수가 많아지고 당연히 반도체 성능도 좋아진다. 

그런데 20나노급 이상 반도체에서 10나노급 미세한 반도체 생산을 위해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기존의 공정으로는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ASML의 EUV 노광장비다. 

EUV 노광장비는 EUV 광원을 활용한 13.5nm 빛 파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193nm 급 빛의 파장보다. 웨이퍼에 14배 정도 얇은 회로를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이에따라 EUV 노광장비 1대 당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원)에 달하는 고가에 거래되며 더 큰 문제는 ASML에서 연간 생산하는 노광장비는 30~40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장비를 구입하지 못하면 첨단반도체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외 업체들 모두 이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약 40대의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업체인 대만의  TSMC는 100대 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으로서는 장비 확보가 다급하다. 

ASML은 윤 대통령의 이번 공장 방문에 생산 설비가 들어선 '클린룸'을 외국정상으로서는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만큼 ASML도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와의 거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증거다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공군 1호기가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공군기의 호위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공군 1호기가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공군기의 호위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재계에선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길을 통해 양대 그룹과 ASML간 강력한 첨단 반도체장비 공급 파트너십이 체결 될 수 있다는 기대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ASML 방문에 이어 다음날인  13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 회담에서도 반도체 관련 협력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에는 네덜란드 정부도 네덜란드 영공에 진입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전투기가 양 옆을 호위할 정도로 큰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에도 허 브루머라르 국왕 부관참모 겸 경호대장, 휴고 드 용어 내무부 장관, 페이터르 반 데르 플리트 주한대사, 도미니크 퀼링-바커 외교부 의전장, 에릭 페르발 국왕 부비서실장, 한스 페인하위젠 왕실 시종무관, 요세핀 마리아 반 카르네베크-타이선 왕비 지원관, 레온틴 반 덴 베르흐 국왕 전속부관 등이 영접에 나섰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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