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김병준 등 정체성에 인지도 등 발목, 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달린 듯

지금 국민의힘을 둘러싼 가장 큰 관심사는 누가 김기현 대표의 후임격인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끌며 총선을 치를 것이냐는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상 당내 서열 2위인 윤재옥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후 의원총회나 전국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의 임기가 많이 남았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 정당들이 선거가 임박해서는 비대위 체제를 활용해왔고, 윤재옥 원내대표 또한 14일 오전 열린 긴급 중진연석회의 직후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비대위 체제로 선거를 치를 때 당의 핵심 포스트는 비대위원장과 선거대책위원장, 그리고 공천관리위원장이다. 이중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 인사를 위촉해왔던 만큼, 역시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역대로 선대위원장은 단수가 아닌 공동체제인 경우가 많았고, 비대위원장이 당연직으로 선대위원장을 겸임할 수 있어 핵심은 역시 비대위원장이라고 할 수 있다.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 직을 대행하기에, 공천의 최종 결정권자이기도 하다.

13일 김기현 대표가 사퇴를 선언한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병준 김한길 나경원 안대희 안철수 원희룡 인요한 한동훈(가나다순) 같은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다. 여당의 중진(나경원 안철수),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김병준 김한길 안대희), 대중적 지지도가 있는 차기주자 (원희룡 한동훈)에 인요한 혁신위원장 같은 인물들이다.

실제 비대위원장의 낙점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의원 불출마선언에 김기현 대표의 사퇴 등 최근 국민의힘에서 일어난 일들을 윤석열 대통령을 빼놓고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거론되는 사람들 중 김병준 김한길 안대희 같은 인물은 대중적 인지도 내지 지지도가 걸림돌이다. 여기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민주당 당 대표까지 역임한 까닭에 당의 정체성 문제가 걸린다. 안철수 의원은 내년 총선의 구도가 달린 이준석 전 대표 끌어안기에 부적합하다.

이에따라, 또다른 외부 명망가나 김문수 김무성 같은 유형의 전직 의원, 원로급을 발탁하지 않는 한, 남는 사람은 원희룡 인요한 한동훈 세 사람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대중들에게 던지는 신선함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정치적 활용가치가 적지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혁신위 활동 과정에서 드러난 장악력 문제, 스스로도 인정한 것처럼, 한국정치 현실에 대한 이해부족이라는 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국민의힘 비대위 및 선거사령탑은 ‘원희룡 한동훈, 투톱체제’로 압축된다.

총선국면에서 당의 얼굴은 출마하는 후보들이 누구를 가장 선호하느냐, 즉 누가 와서 지원유세를 해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느냐가 최우선이다. “지지율이 깡패”라는 정치판의 격언 내지 법칙이 적용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원희룡 한동훈 두 사람의 대중적 지지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장 최근 이루어진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오차범위 내에서 1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근접할 정도로 지지율이 상승했다. 잇달은 지방행사 때마다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등 ‘현장검증’까지 마친 상태다.

이와함께 내년 총선구도 형성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한동훈원희룡 체제, 특히 한동훈 체제가 들어설 경우에는 신당을 차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전달한 바 있다. 

이런 양상을 보면서 국민의힘 친윤계 한 의원은 “최종적으로 한동훈을 내년 총선의 얼굴로 가져가는 프로세스, 과정”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축구경기에서 송흥민 선수의 포지션이 그때그때 달라지듯, 한동훈 원희룡 두 사람이 추후 맡게 될 직함이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 어느 하나에 고정된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마지막 해외순방 일정을 마치고 15일 귀국한다. 그동안 해외순방이 유난히 많았던 윤 대통령의 남은 연말은 여당의 선거체제를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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