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에 또 돌려막기” 갸우뚱 인사 계속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김대기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하고 후임으로 이관섭 정책실장을 기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정책실장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윤석열 정부 취임 뒤 1년7개월간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 실장의 사임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 실장은 인사 배경에 대해 “과거 예를 보더라도 (대통령 임기 중) 비서실장이 3명 이상이었기 때문에 제가 20개월쯤 하면 소임을 다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얼마 전에 대통령께 말씀 드렸고, 그저께 승인을 해주셨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는 등 대통령실 전면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불과 한달전이다.이때만해도 김대기 실장은 유임하는 것으로 모두들 알고 있었다. 이관섭 수석을 비서실장으로 곧바로 승진시키지 않고,정책실장을 별도로 만들어서 승진시켰기 때문이다.윤 대통령은 곧이어 조태용 안보실장을 국가정보원장으로 이동시키고 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내정하는 등 안보실장 인사도 했다.

한달도 안되는 기간동안 대통령실의 핵심 포스트인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이 모두 교체된 것이다. 여기에 실장과 수석은 물론 장관까지 한꺼번에 임명하지 않고, 비는 자리를 옆자리에서 메꾸는 돌려막기식의 인사 난맥상까지 노출하고 있다.

이관섭 실장은 지난해 8월 정책기획수석(이후 국정기획수석으로 명칭 변경)으로 임명되면서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내부에 정책실장직을 신설하면서 그를 실장급으로 승진시켰다. 이후 한 달 만에 비서실장직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할 거면,차라리 정책실장을 신설하지 않고 비서실장으로 곧바로 이동해서 총괄하는게 더 효율적이었던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관섭 실장의 주요 업무가 원래부터 정책조정과 총괄업무였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국정기획수석으로 일하면서 정무적인 문제까지 관여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 간에 있었던 여러 현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권과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의 교체가 최근 있었던 김기현 대표 퇴진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판, 김건희 여사 명품백사건과 특검법 수용문제 등 정국운영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 장제원 의원 및 김기현 대표의 거취문제를 놓고 장 의원과 대통령실이 마찰을 일으켰던 것이 김대기 실장의 사퇴 및 이관섭 실장 기용으로 이어졌다는 소문도 무성한 상황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총선에 출마하는 대통령실 및 내각 인사들의 교통정리와 후속인사가 한꺼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한달 가까이 해를 넘기면서 까지 후속인사가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각 및 대통령실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장차관급 인사가 끊이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대통령이 내각과 비서실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싶은데,인적풀이 채워지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돌려막기 인사가 이어지고 있을뿐,본질은 대폭 개편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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