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은 채권자고 박정희는 채무자로 취급받는 현실

2017년 11월1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렸던 탄생 100주년 기념식 모습/연합뉴스
2017년 11월1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렸던 탄생 100주년 기념식 모습/연합뉴스

20171114,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은 잊혀진 날이나 다름없었다.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에 이은 문재인 정권의 적폐수사로 감옥에 갇혀 있었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연로한 박정희 시대의 인물들은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만들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과 보수 성향 단체인 '박근혜 무죄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회원 800여명이 그날 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기념식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

서울 현충원과 별도로 경북 구미시 박정희생가 기념공원에서 구미시 주최 기념식이 열렸는데, 이 자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자유한국당 백승주ㆍ장석춘ㆍ이철우 의원, 임인배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등이 참석했을 뿐이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이곳 행사에 화환을 보냈지만 당시 정부의 어떤 인사, 여당 의원은 단 한명도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정홍원 국무총리가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에 동상을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탄핵으로 없던 일이 됐다.

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이 빠짐없이 참석, 대성황을 이루었다.

여기에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에 여당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도 각별한 마음을 담아 대통령님에 대한 존경의 말씀을 전하셨다. 우리 정부는 대통령님 유산을 깊이 새기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신뢰와 통합의 시대를 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 운동에 자기 가족도 동참했다면서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김 전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해냈다"고 칭송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하겠다"며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빌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이 염원한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끊임없는 보복의 정치, 편협한 이념 정치로 국민통합도 멀어지고 있다"고 윤석열 정권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씨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외면하고 악수도 하지않고 지나치는 적개심까지 보여 주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국민의힘 광주시당 신년인사회 참석에 앞서 5·18 묘지를 참배하면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년인사회에서는 저와 저 이후의 세대들은 5·18 민주화운동이나 광주 시민들에 대해서 부채의식이나 죄책감 대신에 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어려움에서 지켜주고 물려줬다는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광주에서 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당의 승리에 앞서서 이 나라 정치의 값을 매기지 못할 정도의 대단한 승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한동훈 위원장의 말과는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채권자의식으로 반대 진영에 부채의식이나 죄책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021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의 친민주당 성향 지식인들이 대구시민을 향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김부겸만은 꼭 당선시켜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

대구에서 김부겸을 당선시키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그들이 광주에서 최근 20년 이상 단 한명의 보수정당 당선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는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자칭 민주화세력이 갖고있는 뿌리깊은 채권자의식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룩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사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채권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채무자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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