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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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지난해 12월 초 중국의 일대일로사업에서 탈퇴했다. 이탈리아가 밝힌 탈퇴 이유는, 일대일로에 참여하며 경제적 이익을 기대했으나, 지난 4년간 이렇다 할 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대일로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는 국제 협력 플랫폼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 공동 건설을 먹칠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고 진영 대결과 분열 조장에 반대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번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는 중국 외교에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세계 경제·군사 영토 확장사업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G7 국가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가입한 국가였다. 한편,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 결정은 일대일로 자체를 넘어서서, 현재 유럽이 중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유럽은 중국의 거대한 소비시장과 저렴한 노동력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여 왔다. 예를 들어, 독일의 최대교역국은 중국이며, 독일의 주력산업 인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독일의 대중 투자 비중은 29%에 달한다. 하지만 유럽은 수년 전부터 정치적 및 경제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EU2019년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라고 최초로 규정했다. 그리고 독일은 지난해 7월 첫 대중국전략을 채택하여, 중국과 거리두기를 선언했다. , 독일 총리는 새로운 대중국 전략을 통해서 공격적인 태도로 변한 중국에 대응하려는 것이며, 우리에게 있어서 중국은 파트너이자 경쟁자 그리고 체제 라이벌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에 북경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유럽의 주요국가 정상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EU는 대대적으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의 과잉생산과 수출에 따른 반덤핑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EU는 디리스킹(위험제거)을 명목으로 의약품, 전자제품, 방산제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과 EU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지난해 12월에 북경에서 개최되었던 중-EU 정상회담은 별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정상회담에서 오히려 EU는 중국에 무역적자, 보조금 지급에 불만을 표명했다.

한편, 유럽국가들은 일대일로사업이 후진국에 대한 부채함정외교, 약탈외교라고 비판하고 있다. EU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대체하는 후진국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EU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등의 인프라, 디지털, 기후 사업에 최대 3,000억 유로(421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유럽판 일대일로글로벌 게이트웨이 전략이다.

그러면 유럽은 왜 중국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나? 첫째, 유럽은 중국이 공세적 외교를 구사하면서 거칠은 외교를 구사하고 있는 것을 미국과 함께 우려하고 있다. 민주주의공동체를 추진하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안보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은 EU에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이 유럽이 가장 중요시 하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유럽은 점점 권위주의적인 사회주의국가로 되어 가고 있는 중국과 이념적으로 화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과 다수의 EU 회원국들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 긴장을 민주주의에 대한 권위주의 체제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해 4월 중국 외교부장에게 대만을 통제하려는 중국의 어떠한 시도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는 유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셋째, 이제 유럽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이 오히려 유럽 경제에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유럽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행위에 대해 문제를 삼는 한편, 경제적으로 중국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최근 독일 외무장관은 EU가 중국과 경제적으로 너무 가깝게 묶여 있으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게 있어 EU는 매우 중요하다. 첫째,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세계에서 중요한 세력인 유럽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 둘째, EU는 중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이자 첨단기술 제공국가이다. 따라서 그간 중국은 유럽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최근 EU 주재 중국 대사는, EU는 세계의 독립적인 권력의 중심지인데, 왜 항상 미국의 말을 들어야 하겠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럽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거대한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이 경제적 이익을 유럽에 주는 것이다. 당초 후진국을 상대로 해서 펼쳤던 일대일로에 G7 국가의 하나인 이탈리아까지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등 유럽을 자기의 편으로 만드는 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유럽이 중국에 정치, 경제적으로 거리를 둠에 따라, 중국의 세계전략의 큰 타격을 주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번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향후 중국은 유럽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유럽이 중국에 대한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유럽에 대해 경제적인 미끼를 이용하여 최대한 자신의 편으로 묶어두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중국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에서 세계의 중요 세력 중의 하나인 유럽을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초 중국이 유럽을 이용하여 미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겠다던 전략은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은 유럽에 대한 공세적 외교에서 수동적 외교로 전환하여, 디리스킹이나 디커플링 모두 환영하지 않으며 EU와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제적 관계정상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으로서는 향후 유럽과의 접근에 한계를 절감하면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신의 경제력으로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후진국들 및 중동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상모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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