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신 헌법수록 등 놓고 갑론을박...박근혜 사법처리 입장표명도 주목

 

보수층 일각, 일부 보수 유투버들 사이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이 4·10, 22대총선 승리를 위해 좌클릭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근거는 두가지다. 얼마전 광주를 찾아 5·18묘지를 참배하면서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한 것. 또 한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영입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이 양당 정치에 불만을 품은 제3지대를 포용하기 위해 좀더 왼쪽으로 더 다가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등장하자마자, 전국을 돌며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한 위원장이 추후 중도층 내지 부동층 흡수를 위한 정책 및 공약 ,인재영입 및 제3세력과의 연대 과정에서 이념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의 선거를 보면 민주당은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보수층 및 충청권 공략을 위해 DJP(김대중-김종필) 및 DJT(김대중-박태준) 연합을 만든 것이 공약이 아닌 선거구도 측면에서 사실상 유일한 ‘우클릭’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보수정당은 거의 매 선거마다 중도층 및 호남표 공략을 위해 ‘좌클릭’을 시도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김종인의 ‘경제민주화’를 수용한 2011년 박근혜 비대위였고, 이는 2012년 18대 대선승리로 이어졌다.

한동훈 위원장의 총선승리를 위한 중도적 포지셔닝, 소위 ‘좌클릭’은 어느 정도까지 일까? 그동안 한 위원장의 행보를 지켜본 여당 안팎, 정치권에서는 그동안의 정치문법과는 사뭇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엉터리 팩트, 비논리, 무지성(無知性)이 한동훈 위원장을 정치적으로 키워준 것이기 때문에 추후 한 위원장은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팩트에 입각한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정치를 지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선, 한 위원장이 사용하는 ‘동료시민’이라는 단어 자체가 한국사회의 갈등에 대해 기존의 이념적 접근법이 아닌, 시민의 건전한 상식과 판단에 입각한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최근 전국을 누비며 각종 이슈, 사안의 본질 보다는 디테일의 측면에 더 집중하고,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한동훈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이념적 정체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낸 핵심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정리가 불가피하다. 현재 박 전 대통령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이념대립의 고리다.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동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수감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석달도 안되는 사이에 박 전 대통령을 세 번이나 만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어 11월7일에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1시간 정도 환담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박 전 대통령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공관으로 초청해 2시간 이상의 긴 오찬을 대접했다.

최근에는 박 전 대통령이 한 신문사에 게재하고 있는 회고록을 통해 2022년 4월12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사저로 자신을 찾아온 윤 대통령이 “참 면목없고 늘 죄송했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자주 만난 것을 두고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과 더불어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등 영남지역의 민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돌았다.

여권으로서는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강성보수층의 민심, 그리고 우파 군소정당 문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이준석 신당 문제도 걸려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과는 결국 함께하는 길을 걷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오지만, 공천문제나 당내 주류 및 보수층의 반발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결국 주목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한동훈 위원장의 태도, 입장정리다. 한 위원장 또한 윤석열 대통령처럼 “미안하고 죄송했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라는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나는 검사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 또한 보수층의 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적 강점은 매사에 시시비비가 분명한, 정답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마땅한 답을 내놓기 어렵고, 그렇다고 피해갈 수도 없는 당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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