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출판기념회와 이재용 회장 선고공판...유승민 출마문제도 주목

월요일인 5일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두가지 중요한 일이 예정돼 있다.

하나는 대구에서 열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 또 하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바이로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사건 1심 선고재판이다.

박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는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경북 경산)와 유영하 변호사(대구 달서갑)을 비롯해 다수의 친박계 인사들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표는 대구 달서병에 출마했고,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군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심을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경북의 지역 정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출판기념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관련, 박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 사저로 내려간 이후 “더이상 친박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자신의 회고록을 연재중인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내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나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영하 변호사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총선 출마에 대해 사전 허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출마를) 결정하면 보고는 드리지만 허락을 받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 대해서도 “제 선거 유세를 위해 북콘서트 날짜를 그날로 잡았다는 것은 정치공학적 시각”이라며 “출판기념회 일정과 관련된 결정은 출판사의 요청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은 ‘2017년 체제’, 즉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거푸 만나서 ‘사과’의 말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여소야대 정국이 지속될 경우 윤석열 정부 또한 탄핵직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겪었던 것 못지않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문제 또한 ‘탄핵의 강’ 차원에서 주목된다. 유 전 의원은 20대총선 패배의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고, 이에따른 여소야대 정국이 국회에서의 탄핵가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유 전 의원을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5선을 한 경기도 오산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에대해 유 전 의원은 “당에서 아무런 말, 연락이 없다”며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동훈 위원장이 실제로 유 전 의원을 공천할 경우,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포용과 화합의 의미로 받아 들여질 수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과정은 물론 현 정부 출범 후에도 유 전 의원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보다 더 심하게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해왔기 때문에 여권에서 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상태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주재로 열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사건 선고 공판 또한 2017년 탄핵체제의 극복과 연결돼 있다. 검찰과 시민단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빌미가 된 이재용 회장의 불법 경영승계를 위한 뇌물공여 행위의 ‘파생상품’ 차원에서 삼바사건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이었던 현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018년 7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박영수 특검의 공소를 충실하게 반영한 국정농단 1심과 항소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내려졌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도 있었지만, 2020년 9월 이재용 회장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의 수사라인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한동훈 3차장-이복현 부장검사(현 금융감독원장)이었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최근 법정 분위기는 검찰의 유죄주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절차, 주가조작,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산평가 등 거의 모든 사안에서 핵심 증인들이 검찰과는 반대 취지의 증언을 했다.

추후 주목되는 것은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한동훈 위원장의 대응과 처신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 한 위원장 또한 특검 및 추후 박근혜 정부 수사를 주도한 2017년 탄핵체제의 주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며칠전 한동훈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구 모처에서 비공개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오보소동이 있었다. 여권이 ‘탄핵의 강’을 건너고, ‘201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고비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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