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선수. [사진=연합뉴스]
이강인 선수. [사진=연합뉴스]

 

한때 정치권에서 한창 논의됐던 이른바 '싸가지론'이 재점화될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 번지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부각되는 가운데 축구선수 중 최고 유망주인 이강인 선수의 인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싸가지'가 없으면 안 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과거 언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강인 선수의 인성 문제가 터지기 시작한 것은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축구 대표팀 내에 있었던 불화설이 언론을 타면서부터였다. 여러 언론들이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 간 언쟁이 윗세대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 사이의 마찰로 빚어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과정에서 급기야는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에게 주먹질을 했다는 언급까지 나왔던 것이다.

대표팀 내 불화를 전하는 보도를 '의도적으로' 막거나 부정하지 않았다며 축구협회를 비판하던 대중들은 주먹질 보도에 이강인 선수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주먹질을 날린 구체적인 정황이 보도되면서 아무리 의견 충돌이 있었더라도 이강인 선수(01년생)보다 9살이나 많은 손흥민 선수(92년생)에게 어떻게 주먹을 날릴 수가 있냐는 것이다.

더구나 손흥민 선수가 팀 주장으로서 정당한 요구를 했음에도 이강인 선수가 이를 거부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매우 거세다. 구체적으로는 "이강인을 국가대표에서 방출해야 한다" "사실이라면 아무리 실력이 좋다한들 필요없다" "2001년생이 할 짓 못할 짓 구분도 못하는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지 않느냐"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반응들은 이강인 선수가 14일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다만 이강인 선수의 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서온 측은 '손흥민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모든 정황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선수 SNS에 몰려가 욕설을 하는 행위는 자제하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편적인 이슈몰이성 기사에 감정적으로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치권에서 '싸가지론' 논쟁을 야기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경우는 좀 다른 양상을 띤다. 과거에 그가 공개적으로 했던 발언들이 모두 '박제'돼 있기 때문이다. 

제3지대 4개 세력이 지난 9일 합당하기 전까지 이 공동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합당에 실망해 떨어져나간 지지층들은 이제서야 그의 언행에서 문제점들이 보인다며 맹폭을 가하고 있다.

일례로 그가 국민의힘 대표였을 때 권성동·권영세 등 당내 중진들에게 했던 언사가 재조명되는 가운데, 아버지뻘 혹은 그 이상되는 선배들에게는 차마 할 수 없는 이른바 '싸가지 없는' 발언이었다는 재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2022년 초 권성동 의원의 "대선후보나 당 대표는 원래 욕먹는 자리"란 말에  "가르치려고 들지 마라"라고 일갈했으며, 권영세 의원에게는 "연습문제를 드렸다. 오늘 중으로 답이 나와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서 "지금 보면 국민의힘 아저씨들이 정말 착했다. 저걸 그냥 놔두냐" "연습문제는 정말 '싸가지' 없긴 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특히 권성동 의원에 대해서는 '대인배'란 평가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들뻘인 정치인이 쏘아붙여도 정중하게 '제 주장일 뿐이다'라 마무리했을 뿐만 아니라, 이 공동대표가 지난해 4월 말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이 대표직에서 축출될 즈음 권 의원이 "이 대표 걱정하지 말라"며 "내가 지켜주겠다"라고 했다고 직접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이 공동대표의 비전과 정치적 스탠스가 합당으로 모호해진 것에 실망하고 떠난 지지층이 일종의 '미몽(迷夢)'에서 깨어났다고도 할 수 있다. 그 결과 보이지 않던 단점이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국민의힘) 다선들이 동아줄을 엄청 내렸다. '한 발만 물러나라, 그 다음은 도와줄게'라고 했음에도 (이준석이) 오만을 떨며 못 물러난 것"이라며 "선거 기간 내내 기싸움 했던 후보가 대통령이 되니 권력이 시퍼런데 이해 못할 사람 없었고 후사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다 보니 2030남자 지지자를 '대깨준'이라 착각해 벼랑 끝에 서게 된 것"이라며 "하다못해 이낙연과 합치려면 국민의힘 성골 중진 중 하나라도 모셔와야 했을 텐데 이젠 그냥 민주당 2중대다. (민주당 출신들에) 잡아먹혀 국민의힘 출신 아무도 못오게 됐다"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진짜 보수정당만큼 관용적이고 끝까지 포용해주는 데가 없다" "국민의힘에서 끗발 있는 사람들도 이준석을 보수의 희망으로 본것 같다" "다선 중진들이 살길 여러개 열어줬는데 스스로 막아버린 꼴" "구태라 욕하는 정치인들도 그릇이 커 지역구에서 자기 세력 불릴 수 있었다" "우리가 비판하던 틀딱들 말대로 되어버렸다" "좌파들한테 죽기 전까지 당하다 나와라, 업보다" 등의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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