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연가 불허·필수의료 유지' 명령
정부, 전공의 대상 현장점검 실시
…"진료거부 확인되면 법적 조치
대전성모병원 인턴 21명 전원 사직
…오늘부터 출근 안 해
정부, '의료대란' 대비한 준비도 박차 
'비대면진료·PA간호사' 확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 일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자 보건복지부가 전국 221개 수련병원 전체에 대해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내렸다.

또  출근을 하지 않은 전공의가 있는 병원에는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15일 24시 기준 7개 병원, 154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별로 보면 원광대병원 레지던트 7명, 가천대길병원 레지던트 17명, 인턴 4명, 고대구로병원 레지던트 16명, 인턴 3명, 부천성모병원 레지던트 13명, 인턴 전원 23명, 조선대병원 레지던트 7명, 경찰병원 레지던트 6명, 서울성모병원 인턴 전원 58명 등이다.

이같은 숫자는 대전성모병원 인턴들도 전날 전원 사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더 늘어났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성모병원 소속 인턴 21명 전원이 전날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16일 오전 6시를 기해 무기한 결근에 들어갔다. 또 이 병원 레지던트 48명도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사직서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대전성모병원 전공의는 전체 의사(200명) 가운데 34.5%(69명)다.

복지부는 실제로 사직서가 수리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의 엄정 대응방침은 수도권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예고하며 비슷한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한번 강조돼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정국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말한다.

복지부는 이날 전공의가 출근을 안 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해,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 뒤 위반하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의료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준비 중인 의료대란 대책은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진료 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역할 확대',  '공공의료기관 활용' 등 크게 3가지로 알려져 있다. 

우선 전공의 집단행동이 전국에서 확산할 경우 재진에만 허용되던 비대면 진료를 '초진부터 전면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PA 간호사는 의사의 역할을 일부 대신해 수술·검사·응급상황 시 의사를 지원하는 인력이다. '수술실 간호사' 혹은 '임상전담 간호사'로 불리며, 전국에서 1만명 이상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평상시에도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를 일부 대신해 일해 온 만큼 역할이 확대된다면 의료공백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국립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 외에도 교육부 산하 국립대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병원, 대한적십자사 산하 병원 등 230여 곳에 달하는 전국의 공공의료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필수의료 분야의 일반 진료가 가능한 공공의료기관은 114곳 정도다.

군 병원도 동원된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군인들을 치료하는 군 병원에서 민간인들도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상황이 더 악화하면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 현장에 투입하는 계획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군 병원은 의무사령부 예하에 13곳, 공군과 해군이 운영하는 지구병원이 각각 1곳씩 있는데, 전국 각지에 있는 이들 병원을 활용해 응급의료를 맡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군 병원으로는 서울지구병원과 국군수도병원·고양병원·양주병원·포천병원 등이 있다. 수도권 응급환자들은 이곳 일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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