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난 총선에 이어 또 ‘지각공천’

경기도 포천 가평의 국민의힘 권신일 김성기 김용태 예비후보와 민주당 박윤국 후보(왼쪽부터)
경기도 포천 가평의 국민의힘 권신일 김성기 김용태 예비후보와 민주당 박윤국 후보(왼쪽부터)

경기도 포천 가평 선거구는 ‘보수의 버팀목’으로 일컬어지는 지역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경기 북부지역에서 포천 가평과 동두천 연천, 단 두곳에서만 승리했다.

당시 미래통합당 최춘식 후보는 포천시에서는 4성장군 출신의 민주당 이철휘 후보에게 400여표를 졌지만 가평군에서 4,000표 이상을 이겨서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포천시에서도 젊은 인구가 많고, 의정부와 접해있는 소홀읍에서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민주당 표가 더 많이 나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포천 가평에서는 최춘식 의원을 비롯해 7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공천경쟁을 벌여왔다. 최 의원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애당초 그의 불출마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예비후보가 몰린 것이다.

4년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포천 가평의 후보를 가장 마지막에 확정했다. 선거가 2020년 4월15일이었는데, 20일 앞둔 3월26일 가장 마지막으로 후보를 발표한 것이다.

포천 가평 지역 국민의힘 공천은 이번에도 늦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포천 가평 선거구에 연천군을 편입시키라는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했는데, 이를 두고 여야가 협상을 벌여온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이 곳의 선거구 조정과 연계돼 있는 동두천 연천에서는 지역구 현역 김성원 의원이 지난달 19일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받음으로써 포천 가평의 공천이 늦어지는 것이 선거구 조정 때문만은 아니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달 15일 3선 포천시장 출신의 박윤국 후보를 단수로 공천했다. 포천 토박이로 대인관계가 뛰어난 민주당 박윤국 후보는 이곳의 역대 민주당 후보중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포천시장 3선 중 2선은 새누리 당 등 보수정당 소속으로 당선됐는데, 민주당 소속이지만 이념색이 짙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작년 추석무렵까지만 해도 지역언론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 후보는 국민의힘의 그 어떤 후보를 대입시켜 가상대결을 시켜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이기는 양상이었다. 당시는 이 지역의 정당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고 있었다.

이후 다시 국민의힘 우위로 정당지지도가 역전되면서, 최근 벌어진 가상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6명의 후보룰 놓고, 지역 언론들은 대체로 ‘3강3약’으로 판세를 분석한다. 권신일 전 윤석열대통령 인수위 기획위원 김성기 전 가평군수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가나다순)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용호 변호사 안재웅 국민의힘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허청회 전 윤석열 대통령실 행정관을 오차범위 안에서 꾸준히 앞서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포천 가평 공천자 발표를 늦추고 있는 것은 최춘식 의원이 불출마선언을 한 뒤 남은 6명의 예비후보 중 경쟁력에서 뚜렷이 앞서가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포천 가평의 국민의힘 후보는 결국 경선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적으로 누가 경선에 들어갈 것이냐도 큰 관심사인데, 2자경선으로 할지 3자경선으로 할지도 주목된다.

남은 후보가 6명으로 타 지역보다 많은 편인데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서가는 후보가 없다는 점은 2자경선 보다는 3자 내지 다자경선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경선에 들어갈 경우 권신일 김성기 김용태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신일 후보는 오차범위 이내지만 여론조사에서 다소간 앞서고 있다는 점, 김성기 후보는 6명 중 유일한 가평군 연고이고, 김용태 후보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따라가지 않고 국민의힘에 남은 ‘천아용인’ 멤버라는 점이 부각된다.

하지만 허청회 후보 또한 이 지역 예비후보 중 유일한 용산 대통령실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관위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포천 가평은 무조건 본선에서 승리해 1석을 굳혀야만 하는 지역이다. 민주당 박윤국 후보의 지역연고 및 기반이 워낙 강하다고 평가되는 만큼,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본다면 전략적으로 단수공천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와관련, 권신일 후보는 전체적인 지지도, 김성기 후보는 가평이라는 강력한 텃밭, 김용태 후보는 젊음과 참신함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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