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까지 판이하게 다른 두지역 합쳐서 발표, “표심왜곡 심해”

 윤석열 대통령이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강원도청 별관에서 '민생을 행복하게, 강원의 힘!'을 주제로 열린 열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1
 윤석열 대통령이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강원도청 별관에서 '민생을 행복하게, 강원의 힘!'을 주제로 열린 열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1

이번 총선에서 강원도와 제주도에는 각각 8개와 3개의 의석이 걸려있다. 두 개 도(道)를 합쳐서 11개, 전체 지역구 의석 254개의 4,3%에 불과하다.

경기도 수원시(5개)와 바로 옆 용인시(4개), 성남시 분당구(2개)만 세곳에 달린 의석수가 강원도와 제주도를 합친 것과 같다.

인구, 유권자 수가 적은 탓이기는 하지만, 강원도와 제주도민이 선거때 마다 겪는 소외감은 만만치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올초 전국의 시·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세몰이를 하는 와중에서도 단 한곳, 제주도당 신년인사회에는 가지 않았다. 피습사건의 여파가 있었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강원도와 제주도의 유권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각종 언론매체들이 벌이고 있는 여론조사를 대하면서도 서운함을 감출 수가 없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 기관들이 표심이 확연하게 다른 두 지역을 <강원, 제주>로 한꺼번에 묶어서 지역별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인구 5,175만명 중 강원도 152만명, 제주도 67만명, 합쳐서 219만명으로 4.2%밖에 되지 않으니 보통 전국에서 1,000명 정도의 표본을 모집하는 여론조사 기관으로서는 불가피한 일로 치부된다.

그러다 보니 <강원, 제주>의 정당지지도는 동일한 시기에 한 조사마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등 표심이 크게 왜곡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하루 이틀 차이로 이루어진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강원, 제주>의 정당 지지도는 A조사의 경우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B 조사는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식이다.

지난 21대 총선때 강원도에서는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이 각각 4석씩을 나눠 가졌다. 강릉에서 권성동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미래통합당 후보나 마찬가지였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39.1%,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28.8%를 득표했다.

제주도에서는 지역구 의석 3석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고, 비례대표 정당투표 득표율은 미래한국당 28.2%, 더불어시민당 35.6%였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드물게 강원도와 제주도를 따로 분류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강원도의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반대로 제주도의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강원도에 걸린 8석 모두를 석권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운 상태다.

국민의힘은 특히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부모가 춘천고와 춘천여고를 졸업하는 등 강원도 연고를 내세우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역대로 강원도 유권자들이 여당 후보를 밀어주는 경향이 강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제주도에 대해서는 별다른 전략이나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지난 21대 총선까지 5차례의 총선을 치르는 동안 민주당은 제주도의 3개 선거구에서 단 한석도 뺏기지 않고 전승을 거뒀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당적으로 출마한 현경대 후보가 제주시에서 당선된 것이 국민의힘이 제주도의 총선에서 거둔 가장 최근이자, 마지막 승리였다.

국민의힘은 제주도 3곳 모두 공천을 완료한 상태지만 제주갑의 전략공천을 둘러싸고 공천신청자들이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인천 계양을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명룡대전'을 벌이고 있는 제주도 출신 원희룡 후보의 여파가 제주도까지 미치거나, 과거 제주도에서 수십년동안 꾸준하게 불었던 ‘무소속 바람’이 이번 총선에서 재현되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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