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에서 방첩국장 등 1급 관리관으로 근무했던 김석규 한반도안보전략 연구원 고문. 2024.03.20(사진=조주형 기자)
국정원에서 방첩국장 등 1급 관리관으로 근무했던 김석규 한반도안보전략 연구원 고문. 2024.03.20(사진=조주형 기자)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전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던 김석규 전 국가정보원 방첩국장이 21일, 비례공천 탈락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석규 전 국정원 방첩국장은 지난 20일자 <월간조선>에 비례공천 발표 이후 자신의 소견을 알린 것이다.

김 전 국장은 그동안 매스컴 중에서도 글을 위주로 다루는 1차적 매체를 통해 오늘날 안보분야 중에서도 국내안보 분야에 대한 설명을 밝혀왔다.

그러다 지난 17일,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영상)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과 대중에 직접 자신의 모습을 밝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국가정보기관의 오랜 과제이자 숙원 그리고 미래과제이기도 한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문제, 우리나라의 최고가치이면서도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정치이념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수호 의지 등을 지난 30여년간의 국정원 봉직 이력으로써 그가 유권자들에게 알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결국 국민의미래 비례공천 명단에 이름이 명시되지 않게 되면서 자신의 입장을 글로 정리하여 지난 20일 부로 <월간조선>에 밝힌 것이다. 이에 기자는 그를 직접 만나보았기에, 그가 어떤 안보관을 지닌 인물인지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그의 입장을 알리고자 한다.

[전문]

안녕하십니까. 22대 총선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지난 18일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입니다. 이날은 많이 아팠습니다. 22대 국회에서 주사파 출신 인사들이 저지를 만행을 막고자 했지만 그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적극 밀어준 방첩전선의 선후배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송구스럽습니다. 훌륭한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어 22대 국회가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마지않습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주요 비서관들이 대부분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출신 주사파 인물들이었습니다. 현재 21대 국회의원 중 70여명 역시 주사파·종북좌파 운동권 경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결국 그들 중 상당수가 22대 국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연대라는 명분을 이용해 경기동부연합 및 주사파 세력을 국회에 입성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자신의 각종 혐의들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자, 당권 유지 및 대권을 노리기 위한 속셈이지요.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0명을 당선권에 배정했습니다. 연합정치시민회의(대표 박석운)에 4명, 진보당(대표 윤희숙) 3명, 새진보연합(대표 용혜인) 3명입니다.

이중 연합정치시민회의에서 선정한 전지예는 주사파 계열이고 여성농민회 출신 정영이 등 2명은 한미훈련반대, 사드배치 반대 등의 전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민주당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 이주희 등 두 명으로 교체했습니다.

무엇보다 3명은 진보당 몫인데, 진보당은 익히 아시다시피 통합진보당의 후신입니다.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전 의원의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이 되어 RO조직을 결성, 유사시 북한의 침략에 일조해 폭동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을 세워 위헌해산정당 판결을 받은 단체입니다.

본론을 꺼내겠습니다. 여당 얘기입니다. 요즘 국민의힘이 위기입니다. 흔들리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천에서 탈락하였으니 편한 마음으로,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황상무 수석의 사퇴는 늦었지만 잘 된 조치입니다.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황수석이 “과거 언론인에 대한 회칼 테러도 있었고 DJ정부에는 세무조사까지 시키는 경우도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에는 그런 언론탄압은 있을 수 없다”라는 것이 전체 논지였다고 합니다. 이 내용의 앞뒤를 다 자르고 ‘언론 협박 프레임’으로 가져가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하고 신속한 해명 및 대안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지 못했다면 급박한 선거 상황에선 사퇴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둘째, 이종섭 호주대사 문제 역시 사안대처가 미흡했습니다. 혹자는 “일련의 사태 전개 과정에 하자가 없고 불법도 없으며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의가 반드시 이긴다는 건 드라마 속 허구입니다. 현실에선 치밀하고 교묘한 선동에 어설픈 정의는 송두리째 날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정의가 이기려면 불의를 극복하고 제거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게으른 정의는 악랄한 불의의 먹잇감입니다. 조만간 이종섭 호주대사가 들어온다니 다행입니다. 호주대사 자리는 몇 달 비워두고 직무대행체제로 가면 됩니다. 일정기간 직무대행할 인물이 없는 조직은 이번을 계기로 쇄신해야겠지요.

셋째, 도태우, 장예찬의 공천취소와 무소속 출마는 발상의 전환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막말이라 하면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만한 게 어딨겠습니까. 국회의사당에서 현직 대통령 나체 그림을 전시한 행태는 누가 따라가겠습니까. 도태우, 장예찬의 무소속 출마는 지켜봅시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에서 1위, 도태우와 장예찬이 2위나 3위일 때 단일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두 사람은 최소한 민주당에게 지역구를 내주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을 겁니다. 당선이 된다면 당적을 회복하면 됩니다. 그런 일이 한 두번이었습니까.

넷째, 비례대표 문제는 참 갑갑합니다. 좀 더 투쟁력 있고 전문성 있는 인물을 선택할 수 없었을까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무적인 판단이 2~3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선거판은 감성과 논리, 그리고 선동과 진실이 난장(亂場)을 이루는 시간이자 장소입니다. 거짓과 선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진실을 내놓고 설득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럴 경우, 선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논쟁의 여지를 파내버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진실을 증명하고 정의가 이기도록 하기엔 너무도 다급합니다.

비록 공천에선 탈락하였지만 열렬한 자유민주주의 옹호자로서 시사칼럼을 쓰고 자유민주 싱크탱크의 연구자로서 그 역할을 줄기차게 이어갈 것을 다짐합니다. 부디 이겨 주십시오. 종북 주사파들의 국회 장악을 막아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 김석규 한반도안보전략 연구원 고문. /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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