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후보 만나 ‘노골적 선거지원’,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선거개입 점임가경” 비판

지난 21일 김동연 지사가 용인에 출마한 민주당 이언주 후보를 만나는 모습
지난 21일 김동연 지사가 용인에 출마한 민주당 이언주 후보를 만나는 모습

이번 총선에서 60석이 달린 최대의 승부처, 경기도에서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노골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선거지원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권 권익보호 강화, 기후위기 대응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 세계 10위권이다, 13위권이다 하는데, 우리 노동인권 또 노동계 권익에 있어서는 과연 그런 수준에 맞는 걸 하고 있는지 상당히 걱정된다"면서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반(反)노동 또 노동 권익에 대해서 무시하거나 역주행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동명 위원장도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심화시키고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그런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보다 하루전 김 지사는 경기도 철도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KTX를 문산까지, SRT를 의정부까지 연결하는 등 2035년까지 총 42개 철도 노선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철도계획을 총선 직전에 발표한데 대해 계획에 포함된 경기도 각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김 지사는 특히 이같은 철도기본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로부터 “총선에서 여당 심판이냐 아니면 야권 심판이냐가 강조되고 있다.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선 '민주당 심판'이라는 말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이번 선거는 '경제, 민생 심판 선거'"라고 규정했다.

김 지사는 이어 그러면서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민생이 좋아지고 있다면 여당이 힘을 실어주셔야 될 것이다. (반면) 거꾸로 경제 민생이 더 팍팍해지고 나빠졌다면 야당을 선택해서 정부의 국정 대전환을 이루어야 된다는 그런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의 이 발언은 얼마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충청지역을 방문해 “살만하다 싶으면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고 한 민생파탄 심판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김 지사는 21일에는 경기 용인시정에 출마한 민주당 이언주 후보의 방문을 받고 용인시의 주요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경기도가 철도기본계획(2026∼2035)을 최근 발표했다. 여기에 언급된 동백신봉선 도시철도망 계획 반영을 환영한다"며 조속한 추진을 요청했다.

이어 SRT 구성역 정차 추진, 광역철도 지선 연장 같은 자신의 공약은 물론 공연장을 갖춘 ‘아트플랫폼센터용인’ 건설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는 이 후보가 제안한 용인 현안의 추진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고 발표했다.

김 지사는 이 후보를 만난 뒤에는 21일에는 수원시 파장동 소재 경기도인재개발원 부지에 대규모 테크노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수원시 5개 선거구 공략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지사가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책 발표를 빙자해 민주당 후보들을 사실상 간접 지원,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김동연 지사의 선거판 개입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며 "더 이상 경기도와 도민을 선거판에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도정은 내팽개친 채 대놓고 정치 행보를 보이는 것도 모자라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노골적으로 선거 기획까지 자처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지사'라는 직함이 부끄럽다 못해 민망할 지경이다. 아예 이참에 속내를 훤히 드러내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총선기획단장'이란 명패를 달고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가 '경기도 철도기본계획'에 대해서도 '속 빈 강정'이라고 평가절하 하면서 "철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국토교통부와 일말의 협의 없이, 한마디로 현실성 없는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안팎, 경기도청 주변에서는 김동연 지사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김 지사가 이번 총선 최대의 전장터인 경기도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지원해서 당선시킨 뒤 자신의 차기 대권행보에 활용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경기도의회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대해 “총선 이후 이재명 대표가 사법리스크 등으로 삐끗할 경우 곧바로 김동연 지사에게 시선이 쏠릴텐데 이런 상황을 준비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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