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 14일 부산을 찾아 후보들을 지원하는 모습/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 14일 부산을 찾아 후보들을 지원하는 모습/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 걸린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은 18석.

경기도(60)와 서울시(48)에 이어 전국 광역 지자체중 가장 많다. 부산 다음이 경남으로 16석, 인천 14석, 경북 13석의 순서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년 동안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져 간 것은 2016년 20대 총선때의 5석이다. 2016년 4월1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11개월 전에 치른 선거다.

당시 민주당은 부산 17개 선거구 중 진구갑, 남구을, 북구·강서갑, 사하갑, 연제구에서 승리한 바 있다. 4년전,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이중 두개를 미래통합당에 내주고 남구을과 북구·강서갑, 사하갑 세 곳을 가져갔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20대 총선의 5석을 넘어 역대 최다 의석을 확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MBC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1차 3월8일~9일, 2차 3월18일~19일, 한달동안 두차례의 합동 여론조사를 벌였다.

1,2차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부산의 판세는 18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곳이 8곳,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곳이 2곳. 오차범위 내 접전이 8개 선거구로 종합된다.

오차범위내 접전지역은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는 곳과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곳이 거의 반반이어서 실제 선거결과도 그렇게 된다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2석, 민주당이 6석을 가져가데 된다. 민주당이 역대 부산지역 최대 의석 기록을 갱신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각종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낙동강쪽 부산 중서부 9개 선거구의 민주당 정당지지도가 국민의힘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했던 동쪽, 연제구와 남구에서도 국민의힘 김희정 박수영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민주당 후보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부산 북갑에서 재선을 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3선을 저지하기 위해 서병수 의원의 지역구를 바꿔 투입했지만, 부산일보 부산MBC 합동조사에서는 전 의원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고, 뉴스1이 지난 24,25일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같은 지표들은 4년전 이 무렵에 비해 야당바람이 한층 강해진 것을 보여준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종섭 호주대사, 황상무 전 수석 문제 같은 악재에 수영구의 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다른 지역에 출마한 후보로 ‘돌려막기’ 한 것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2030 부산엑스포 유치실패에 따른 정부 여당 및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의 부진한 지역구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뒤늦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선언으로 사상선거구에 대체 투입된 김대식 후보가 민주당 배재정 후보와 불과 1%P 내의 초박빙 양상을 보자 애당초 선거전략 부재, 오류를 둘러싼 뒤늦은 질책도 나온다.

‘친윤핵심’으로 윤석열 정부의 실세인 장제원 의원에게 부산 선거의 책임을 맡겨서 중량감있는 지역개발 공약 위주로 선거를 치렀어야 하는데 멀쩡한 의석만 하나 잃게 생겼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산 및 김해 양산 등 주변 경남 지역,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민주당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본인의 사저가 있는 양산갑 민주당 후보를 격려한데 이어 27일에는 등산을 핑계로 경남 거제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만나 사실상의 유세 지원을 했다. 이와함께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부상 사상구까지 방문할 예정이다.

연초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1박2일의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국민의힘은 이같은 상황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달도 안돼서 분위기가 급변했는데, 특단의 대책은 보이지 않기에 국민의힘 후보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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