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 지사, “대장동 관련 세부사항 보고 받은 바 없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100만원 보도블럭 교체도 시장 결재 받는다고 SNS에 올리지 않았느냐”
-측근 비리 연루 시 대통령 후보 사퇴질문에는…“윤석열 먼저 답해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사회 회의록 내용. (사진=MBC 국정감사 LIVE 캡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사회 회의록 내용. (사진=MBC 국정감사 LIVE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의뜰 이사회가 열렸던 당시 대장동 개발 관련 세부사항에 대해서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100만원 보도블럭 교체도 시장 결재 없이 불가능하다고 SNS에 올리시지 않았느냐”고 이 지사의 면피성 발언에 대해 일갈했다.

18일 오전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15년 5월 29일 있었던 이사회 회의 내용 관련해서 보고 받은 부분이 있었냐”고 질의하자 이 지사는 “해당 사안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위임된 부분이었다”며 “세부사항 보고는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박 의원은 2015년 5월 29일 있었던 이사회가 매우 중요한 자리였음을 강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날 성남의 뜰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는 누가 얼만큼의 수익을 가져갈 것인지, 보통주와 우선주의 비율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얼마의 수익을 얻을 것인지가 결정됐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사회 당시 변호사 의견서, 협약서 등이 사외이사들에게 당일까지 미리 보고되지 않은 채, 이사회 의결이 이사 유동규와 김문기 개발사업1팀장의 졸속 처리로 밀어 부쳐지며 법률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함에도 이뤄졌다고 역설했다.

박 의원은 “당시 의장을 맡았던 의장 최병진씨가, ‘사외이사들에게 사전에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수천억원이 왔다갔다 하는데 이 서류 하나 가지고 이렇게 한다는 것은 이사회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한 의사록이 존재한다”고 밝히며 이 같은 사실이 “전형적인 배임의 혐의를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 의원은 “이렇게 서둘러서 일을 처리한 것에 대해 보고 받은 부분이 있었는지 성남시 측에 여러 차례 자료 열람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이 지사가) 보고 받은 내용을 성남시가 제출하지 않았거나, 보고 받지를 않았거나, 쪽지로만 보고 받거나 셋 중에 하나일 것”이라는 취지의 질의로 당시 졸속 이사회 처리에 대한 직접적인 보고 여부를 이 지사에게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당시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모두 위임, 이관 된 상태였다”고 해명하며 “세부적인 내용은 보고 할 이유도 없고 제가 구체적으로 보고 받은 바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100만원이 드는 보도블록 공사도 시장 결재 없이는 안된다고 SNS에 올렸으면서 1조 5천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말이 되는가”고 질의했다.

이 같은 질의에 이 지사는 “제가 한 설계는 어떻게 하면 민간 이익을 최소화하고 공공이 최대로 환수하느냐를 설계한 것”이라 밝히며 “통째로 넘겼기 때문에 사실 세부업무는 저희가 보고 받을 이유가 없고 대체적인 결론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과 이 지사가 측근인지의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은 “이 지사님께서는 유동규가 측근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증거가 넘친다”며 “정진상 실장을 통해 유동규 명의의 이력서를 보내서 ‘사장 임명’을 지시했던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또 “유동규 석사 학위 논문에 ‘이 지사님께 감사드린다’는 구절이 있었던 점과,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당시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한 점, 또 유씨가 8억, 700억을 받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히며 “대통령이 되신다면, (유 씨에 대해) 사면은 안 하시겠죠?”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지사는 “당연히 안 합니다. 엄벌 해야지”라고 답하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또 박 의원은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먼저 박 의원이 “정진상 실장과 측근이냐”고 묻자 이 지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정진상 실장이 측근이니까, 만약 정 실장과 대장동 특혜 의혹과 연결 고리가 발견된다면, 즉 측근 비리가 있다면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 하시겠느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이 지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비슷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경우 사퇴한다고 답변하시면 저도 답변하겠다”고 말하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이 지사의 관계에 대해 “김만배씨가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된다면 3년 정도 살다 나오겠지’라고 발언한 바가 있는데 둘이 무슨 관계냐”고 질의하자 “인터뷰 한 일이 있어서 아는 정도”라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기도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해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측은 대장동 의혹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며 이 지사가 “A를 물으면 B를 답한다”는 식으로 직접적인 답변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에게선 “국정감사 자리가 이 지사 및 경기도 측의 정책 성과 홍보 자리냐”는 비아냥 섞인 질타까지 나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대장동 의혹에 대해 형식적인 언급 후 간단한 질의 형식을 통해 이 지사에게 답변할 시간을 가지게 하는 등 이 지사 측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였다. 또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명명하고 돈을 수수한 인물들이 모두 현 국민의힘 관계자 및 박근혜 정권과 관련있다는 주장을 하는 등 국민의힘 측의 공세에 전면적으로 맞섰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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