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은 영원히 영남토호들의 지역 이권단체로 남아 썩을 것”
“당장 살자고 사채를 끌어다 쓸 순 없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죠. 이 당은 영원히 영남토호들의 지역 이권단체로 남아 썩을 것 같아요. 그 일원으로 남고 싶지도 않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후 8일까지 사흘간 국민의힘을 탈당한 책임당원(선거인단)만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75%가량(2,200여 명)이 2030당원으로 파악된다. 펜앤드마이크는 8일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2030 청년 11명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과 구분이 안 간다”

회사원 이모(34)씨는 “말을 못해서 그럴 수도 있으나 공약을 봐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구분이 안 간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에 대해서 “토론을 보고 그 사람의 이념과 가치관을 보려고 해도 무슨 말을 하려는 지 모르겠다”고도 의견을 말했다.

서울 모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모(30)씨는 “이념과 가치 그리고 철학보다는 진영 논리에 파묻혀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사람만을 골라 내세운다”고 윤석열 후보를 평가했다.

사업을 하고 있는 이모(35)씨는 “윤석열 후보에 대해 반감이 아주 크게 있다”며 토론 때 왕(王)자 사건, 홍준표 후보에 대한 위압적 자세, 선거 캠프 사람들의 실언 등을 꼽았다.

보안업에 종사 중인 서모(32)씨는 윤 후보 캠프의 실언으로 역선택 발언, 위장당원 발언, 홍준표를 광대취급 하는 모 캠프인사의 발언, 2030탈당 40명 밖에 없다던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 등을 꼽았다.

“세대갈등 아닌 변화에 대한 열망”

부동산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김모(39)씨는 “세대갈등이라는 이면에 있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며 “단순히 우리 말 안 들어줘서 삐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지금 모습으로 정권 교체가 가능할까? 한 번 이긴다고 계속 이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해야한다”며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변화가 필요했고 변화에 대해 기대했던 것”이라고 강변했다. 김씨는 “그것이 물 건너 갔다는 데에 상실감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IT업계에 종사 중인 20대 권모씨는 더 나아간 얘기를 했다. 권씨는 “겉으로는 세대 간 대결로 보이지만 깊게 보면 나라를 정상화하려는 사람들과 6070을 이용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간의 대결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 인사업무를 하고 있는 정모(31)씨는 “세대 간 대결은 두 번째다”며 “첫 번째는 민심을 외면하고 조직표를 동원한 당의 폐쇄적 모습이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이 정당이 공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소멸되고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이번 대선이 망하고 나야 정치가 살아난다. 민주당도 개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권교체는 수단일 뿐”

자영업자 이모(34)씨는 “여전히 정권교체를 희망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박살난 5년 후에 해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윤 후보에 대해서도 “당장 살자고 사채를 끌어다 쓸 순 없는 법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이씨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기에 이번 대선을 포기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서모(32)씨는 “집권당만 바뀐다고 정권교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되려 우파 정책을 시도하고 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애초부터 좌파 정책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서씨는 “대체 이 둘 중 누가 당선된 들 무슨 정권교체인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판은 저들을 위해 깔려 있고, 나는 들러리였을 뿐”

박모(30)씨는 “조국 사태, 부동산 실정 등에서 느끼는 분노는 모두 같은 지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국민의힘 경선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경선은 공천권을 들고 당협을 통해 표를 조직적으로 행사하는 이들의 판이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그들을 위한 불쏘시개로 쓰이는 것을 거부한다”고도 덧붙였다.

20대 대학생 권모씨는 “구태 세력들이 조직을 만들어 11만표의 조직표로 우리 의견을 찍어눌렀다”며 “이 당에는 설 자리가 없고 지지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 탈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30세대의 탈당을 두고 “경선 후유증”이라며 “본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재영, 신동준 인턴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