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왼쪽에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그 다음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모습. 2019년으로 추정된다. 2023.01.17(사진=아태평화교류협회, 편집=조주형 기자)
맨 왼쪽에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그 다음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모습. 2019년으로 추정된다. 2023.01.17(사진=아태평화교류협회, 편집=조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문제가 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공모해 북한 조선노동당 인사들에게 수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협회장이 23일 3년6개월의 징역형을 받게 됐다.

법조계 소식통에 따르면 수원지법(형사15부 이정재 부장판사)은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부수 협회장에게 해당 형량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안부수 협회장은 경기도 대북사업 명목으로 중국과 북한에서 北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김영철 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 등을 만나 총 21만달러(2억원)과 180만 위안(3억원) 등 도합 5억원을 넘겼다는 혐의를 받았따.

이에 따라 지난 19일 검찰은 그에 대하여 징역 4년형을 구형했던 것.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용도에 맞게 사용되어야 하고 엄격히 용도가 제한된 자금"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2019년 6월19일 묘목사업 명목의 계좌에서 밀가루 보조금 계좌로 이체하는 등의 것 모두 본래의 보조금 용도를 변형한 것으로 횡령혐의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경기도로부터 지급받은 보조금을 대북용 밀가루 및 묘목 사업에 사용했다고 볼 수 없으며, 해당 용도 이외에 사용했다고 보기에 횡령으로 보기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횡령으로 당초 경기도가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한 필수 영양소로 약속한 밀가루 일부가 북한에 전달되지 못했다"라며 "이런 와중에도 허위보고를 하는등 죄질이 가볍지 않고 이로인한 피해는 북한 어린이들과 한국 납세자들이 고스란히 감당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기자가 2019년 단독 입수했던 경기도 문건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 2021.08.09 (사진=조주형 기자)
기자가 2019년 단독 입수했던 경기도 문건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 2021.08.09 (사진=조주형 기자)

이 사건의 내막은 지난 2018년 당시 기자가 경기도청에서 단독 입수했던 내부 개요 문건인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을 통해 확인된다(관련 기사 : [단독] 대북제재 교묘히 피해간 청주 간첩단의 北 지령 속 '묘목 사업'···경기도까지?).

당시 기자가 입수했던 문제의 경기도 내부 개요문건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에 따르면 대북 지원용 밀가루는 9억6천500만원 어치, 묘목은 4억7천400만원 어치였다. 그해 4월16일 통일부가 물품 반출 승인을 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었고, 대북승인물자 가운데 묘목 등은 중국 단둥에서 北 신의주와 평양으로 보내는 등 그해 5월중 1차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묘목' 지원 사업의 근원은 '북한 측의 인도적 지원물자 요청'이었다고 경기도는 문건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사업이 추진된 배경에는, 안부수 아태협 회장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2018.10.>에서 그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2018년 8월29일부터 3박4일 동안 북한을 방문했다고 밝힌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2018년 가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국제대회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표를 파견, 남북관계 발전과 아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다양한 사회·문화·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경기도는 2018년 10월 초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 북한과의 6개항 합의를 하게 되면서 사건이 진행된 것(관련 기사 : [단독] 쌍방울 김성태 연루 이재명 경기도, 쌍방울 후원받는 北 초청단체로 대북사업 추진 의혹).

한편, 안부수 협회장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이루어진 경기도의 대북 지원사업 명목의 보조금 및 쌍방울 등의 기업 기부금 명목으로 받은 12억여원과 쌍방울 등 기업 기부금 4억8천여만원을 빼돌려 개인 생활비·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이 2018년 10월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일부분. 안부수 회장은 2018년 8월4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북한으로의 초대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다. 2023.02.07(사진편집=조주형 기자)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이 2018년 10월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일부분. 안부수 회장은 2018년 8월4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북한으로의 초대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다. 2023.02.07(사진편집=조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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