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 동문회,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류석춘은 '위안부' 할머니들 찾아뵙고 사과했는데도 중징계"
류석춘 前 연세대 교수, "'위안부' 할머니들 방문·사과 사실 아냐... 징계 이유도 동문회 측 주장과 달라"
TV조선·문화일보 등 일부 매체,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 측 입장문 여과 없이 기사 내보냈다가 정정

전공 과목 수업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賣春)’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경희대학교 철학과 최정식 교수에 대한 징계 청원을 진행 중인 동(同) 대학 철학과 동문회가 류석춘 전(前) 연세대학교 교수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TV조선과 문화일보 등 일부 언론은 해당 동문회의 주장을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썼다가 문제의 기사 내용을 정정했다.

최정힉 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집회 중인 동(同) 대학 철학과 동문회의 집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정힉 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집회 중인 동(同) 대학 철학과 동문회의 집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펜앤드마이크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연합뉴스 ▲MBN ▲TV조선 ▲문화일보 ▲헤럴드경제 등 국내 주요 매체들은 전날(3일)부터 최 교수에 대한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의 징계 청원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동문회 측이 학교에 입장문을 보내 최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청원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학부생들을 위한 철학과 수업 진행 도중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자발적 매춘’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인물이다. 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 교수의 해당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해당 대학 교원인사위원회는 지난달 14일 학교법인 경희학원에 최 교수에 대한 ‘견책’ 수준의 징계를 제청했다. ‘견책’은 파면, 해임, 정직, 감봉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에 해당한다.

동문회 측은 학교 측에 보낸 입장문에서 “민족 정서와 현행법을 거스르는 망언 사태에 대해 학교 당국은 가장 가벼운 징계 처분을 내렸다”며 “이제 교수들은 아무 망언이나 내뱉어도 시말서 한 장 쓰면 끝이라는 선례(先例)를 경희대가 남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9월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듬해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관련해 류 전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피해자들을 방문해 정식 사과까지 하고도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면서 최 교수는 반성도 없는데 경징계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석춘 전(前)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보도 정정 요청 내용. [제공=류석춘]
류석춘 전(前)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보도 정정 요청 내용. [제공=류석춘]

동문회 측 입장문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 내용으로 민·형사 및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류 전 교수는 강력 반발했다.

류 전 교수는 자신이 학교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게 된 이유가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을 한 것 때문이 아니라 ‘궁금하면 한 번 해 볼래요’라는 발언 때문이었으며, 해당 발언은 ‘매춘업이 성행하는 이유는 경제적 궁핍에 그 원인이 있는데 이는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내 주장이 사실인지 궁금하면 직접 연구를 해 보라’는 취지였으나, 학생들이 ‘궁금하면 직접 매춘을 해 보라’는 뜻으로 잘못 받아들이며 발생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류 전 교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가 사과를 한 사실도 없다”고 지적했다.

류 전 교수의 지적을 받고 TV조선과 문화일보는 따로 정정 보도는 내지 않은 채 문제의 기사 내용을 정정했다.

하지만 연합뉴스와 헤럴드경제 등 일부 언론은 여전히 기사를 고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류 전 교수는 “언론들이 사실 확인하지 않고 특정 집단의 일방적 입장문을 받아쓰기하고 있는데 이는 언론으로서 함량 미달에 해당하고, 계속해 최 교수를 공격하고 있는 ‘경희대 철학과 민주 동문회’라는 단체가 과연 경희대 동문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러운데, 이들의 입장만을 내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는 생각을 펜앤드마이크에 전했다.

박순종 객원기자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