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기념관 건립은 윤석열 대통령 大選 공약...종로구 松峴 광장이 기념관 부지로 유력시
대한불교 조계종, "'정화 유시'로 불교계 분열 조장"...李 대통령 기념관 건립 반대 입장 표명에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항의 집회

대한민국 초대(初代)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기념관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그 건립을 예정하고 있는 데 대해 대한불교 조계종이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서울시에 부지(敷地) 제공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는 한편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 규탄 집회를 벌였다.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단장 오상종)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소재 송현 광장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부지로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취지의 서한문을 서울특별시에 전달했다. 2024. 3. 6. [사진=자유대한호국단]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단장 오상종)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소재 송현 광장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부지로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취지의 서한문을 서울특별시에 전달했다. 2024. 3. 6. [사진=자유대한호국단]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단장 오상종)은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서울 종로구 소재 조계사 앞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는 조계종을 규탄한다는 취지의 집회를 열었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운동과 관련해 서울특별시가 서울 종로구 소재 ‘열린 송현(松峴) 녹지 광장’을 기념관 부지로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조계종이 ‘반대’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경복궁 동쪽 담벼락 너머 송현 광장이 위치한 곳은 과거 조선 시대 왕족 등 유력 가문이 거주하던 곳으로, 일제시대에는 조선식산은행(朝鮮殖産銀行)의 사택이 들어선 이래 미군정을 거쳐 미군 숙소로 이용되다가 삼성생명과 대한항공 등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러다가 지난 2021년 서울시가 5580억원을 들여 대항항공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사들인 후 공원으로 가꿨다. 공원 조성에는 총 18억원이 들어갔다.

한편 지난해 6월 창립된 재단법인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송현 광장에 기념관 건립을 희망한다는 뜻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자유대한호국단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 규탄 집회를 벌이는 모습. 2024. 3. 9. [사진=자유대한호국단]
자유대한호국단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 규탄 집회를 벌이는 모습. 2024. 3. 9. [사진=자유대한호국단]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기념관 부지로 “어디가 바람직한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발언하며 송현 광장도 부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불교계, 특히 조계종에서 반발이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이 이른바 ‘정화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용서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정화불사’(淨化佛事)로도 불리는 이 운동은 1962년까지 진행됐으며, ▲대처승 배제 ▲비구승에 의한 종단 재건 ▲한국 전통 불교 재건 ▲불교 근대화 등을 골자로 한다. 1954년 5월 이승만 대통령이 ‘대처승은 물러가라’는 요지의 유시를 내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조계종 규탄 집회에서 자유대한호국단은 “이승만 대통령이 왜색(倭色) 불교를 몰아내고 우리나라 전통의 호국(護國) 불교를 재건한 것이 ‘불교계를 분열시킨 것’이라는 조계종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조계종 논리를 따르자면 일본식 불교를 용인하면서 처(妻)를 두는 승(僧)들이 활개치게 내버려두는 게 좋았다는 것이자 조계종도 부활시키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대한호국단 측은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서울시 측에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동(同) 단체는 지난 6일 서울시에 보낸 서한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조선과 대한민국을 잇는 역사적 인물이며 이승만 대통령이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낸 한미동맹을 상징한다는 점,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송현 광장에 이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되기를 소망한다는 점에서 송현 광장이 이 대통령 기념관 부지로 적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순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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