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2일 이종섭 주호주 대사 소환조사 여부에 대해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 끝에 이 대사가 전격 귀국해 '국내 체류 중에 조사받길 바란다'고 했지만 공수처가 최대한 수사를 마친 뒤 부를 것이라며 이를 일축한 것이다.

공수처는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이 대사 변호인의 소환조사 촉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가 많아 말씀드린다"며 "압수물 등의 디지털 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점,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소환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인 뒤 수사 진행 정도 등에 대한 협의 절차를 거쳐 소환조사 일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공수처는 이 대사가 앞서 출국하기 직전 제출한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있다.

이 대사는 전날 오전 정부 회의 참석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일시귀국하자마자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 측 김재훈 변호사는 지난 19일 조사기일 지정 촉구 입장을 낸 데 이어 같은날 오후 공수처에 소환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다. 

이 대사는 4월말까지 방산 협력 관련 공관장 회의와 한국·호주 외교·국방장관 회의 준비 등을 위해 국내에 머무를 예정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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