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청와대의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은 기소 결정을 받았고, 핵심 인물인 송철호 現 울산시장은 검찰에 소환됐다. 펜앤드마이크는 최근 송철호 울산시장 측근 그룹의 주요 관계자와 대화를 통해 울산 상황을 들여다봤다.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권력에 의한 선거공작혐의' 의혹을 받고 있다. 법조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김태훈, 이하 한변)'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입을 빼고서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이 사건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인 '선거'에 국정책임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공범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는 사건"이라며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25일 청와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고,송철호 現 울산시장은 이미 지난달 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김기현 現 국민의힘 의원 前 울산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권력이 덮고 뭉개어 온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에 대해 '판도라 상자'의 진실이 조금이나마 더 드러나려는 것 같다"며 "이들 범법자들에 대한 재판을 하루 속히 시작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현재 울산시는 어떤 상황일까. 다음은 펜앤드마이크가 송철호 시장의 측근과 나눈 대화 일부다.
-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 검찰이 울산시청을 수사 중입니다. 계속 발목이 잡힙니다. 그나마도 선출직 공무원들은 '배째라' 식이지만 일반 공무원들도 그렇겠습니까. 검찰에서 나왔다고 하면 식겁합니다. 일반 공무원들은 징계까지 받아요. 공무원들이 겁내 하는 것은 바로 연금이죠. 자꾸 그런식으로 공무원들을 괴롭히는데, 그렇게 조사받고 오면 암암리에 자기들끼리 겉으로 티 안내고 속으로 도는 거죠. 아무개가 조사받고 왔더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 이번 검찰 조사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 굉장히 오래 쌓인 것이라고 봅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까지 엮여 있죠. 게다가 검경수사권 문제까지 있고요. '고래 고기 사건' 아시죠? 그때부터 쌓인 겁니다. '황운하'라는 사람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총대를 멘 사람이죠.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있을 때부터 그런 사건 난 거죠. 그가 청장으로 있던 당시 검찰하고 세게 붙었어요. 아마 50억 원 어치 될 겁니다. 다시 다 돌려주고 그때 그 검사는 연수를 갔을 거예요. 그러다가 윤석열 총장이 들어서고서 이렇게 된거 아닙니까.
- 지역 분위기는?
▲ 지역기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립되면 이 사건부터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아주 여러 사람이 얽혀 있는, 그래서 이번에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조져야 한다'고 울산의 모 기자는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 대체적인 분위기는?
▲ 초창기 동남권 신공항이다 뭐다 해서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이 뭉쳐서 했습니다. 지금 김경수 지사는 반 절름발이고, 오거돈 시장은 사고쳐서 저렇게 되고, 우리는 선거개입이라고 해서 이렇게 됐습니다. 부산은 완전히 작살이 났습니다. 동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지역 분위기가 더불어민주당에 안좋죠. 지난 총선에서 겉으로 한 석 차지했지만...
- 부울경 분위기는 본래 어떠했는지?
▲ 울산은 광역시기는 하지만... 통상 부산이 앞장서서 했죠. 울산이 사이즈는 작지만, 알찬 곳입니다. 울산 인구만 하더라도 120만 명입니다. 경제가 잘 돌아갈 때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경제가 안돌아가니...
- 울산시 조직은 분위기가 어떤지?
▲ 울산시 부시장은 과거 김기현 시장하고 함께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충성서약까지 해서 안바꾸고 갔는데, 그 친구가 인사권으로 이러저러하다 보니 행정안전부에서 바꾸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김부겸 장관 재직 당시입니다. 행안부 국장급은 부시장으로 오면 좋아합니다. 지역 조직으로 오면 직원이 몇 천명씩 생기니까요. 그래서인지 행안부에서 오는 직원들은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교류하다 보니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있는데, 변 권한대행이 거기 있으면 꼼짝 못할거라 합니다.
- 윗선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 좀 웃기지만, 청와대가 달라졌어요. 180석 되고서 자세가 달라졌죠. 자신감에 이어 건방까지...울산만 특이하게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어요. 비서관이 바뀔 법도 하지만,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뽑습니다. 이건 자신감 이거든요. 청와대 입장에서 레임덕은 없다는 거죠. 공공연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청와대 사람들한테 잘하라고 하는데, 중요한 때니까요. 탄력을 받아서 가고 그런 것인데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가보니까 촛불 혁명 관련 과제 중에 10개 중 해결된 게 없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3년이 넘는데...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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