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하고, 부끄러운 줄 알라" 美트럼프의 나토 동맹국 방기 예고성 발언에 바이든 일침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장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멍청하고, 부끄러우며, 위험하고, 미국답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14일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對)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담은 안보지원 예산안의 처리를 미국 하원에 촉구하는 연설을 하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같이 꼬집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빌미로 나토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방기(abandonment)하려는 고립주의적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지난 1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선거유세 중 러시아가 공격하면 나토의 동맹 국가들이 자국의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GDP(국내총생산)의 2%를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는 동맹국들에 대해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며 "당신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나토 등의 군사동맹에서)발을 빼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떤 다른 대통령이 여기서 발을 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어떤 발언을 할 때 그것은 유의미하다"라며, 나토 관련 방어태세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짐으로 여긴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내용 등을 담은 안보지원예산안이 이날 상원을 통과한 것을 두고 "이와같은 초당적 예산안은 우크라이나와 전세계 동맹 및 파트너국들에게 미국은 신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으며, 자유를 위해 일어서고, 동맹을 지지하는 국가라는 메시지를 보낸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당안(안보예산안)을 지지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맞서는 것인 반면 이를 반대하는 것은 푸틴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이라면서 "역사가 보고 있다"라는 발언을 반복했다.

미국 상원은 13일,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601억 달러관련 안을 비롯해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인도태평양, 인태) 안보 지원 48억3천만 달러 관련안 등을 담은 953억 달러(약 127조6천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 예산안을 가결 처리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가 강하게 작용하는 미국 하원에서는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의장이 관련안 처리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