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앤현장] 국가정보원 전직 요원 1527人 "내란선동범(犯)은 가석방, 안보요원은 무관용이냐"(전문)
[펜앤현장] 국가정보원 전직 요원 1527人 "내란선동범(犯)은 가석방, 안보요원은 무관용이냐"(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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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전직 요우너 1527명은 30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1.12.30(사진=조주형 기자)
국정원 전직 요우너 1527명은 30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1.12.30(사진=조주형 기자)

국가정보원 전직 요원 1천527명이 30일 오후2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전직 국정원장 사면·복권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펜앤드마이크는 이날 직접 현장을 찾아 이들이 왜 이같은 기자회견을 열었는지 알아봤다.

이번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린 국정원 전직 요원들은 모두 1천527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유일의 국가중앙정보기관 인사 규모를 고려하면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며, 헌정 사상 국정원 전직 요원 중에서도 무려 1천500여명가량이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자회견의 배경에는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추진된 특사·복권·가석방이 단초로 작용했다. 바로 내란선동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가석방 때문.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은 지난 2013년 지하혁명 단체 RO를 통해 대한민국 헌법 체제의 전복을 꾀하다 수사기관에 적발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징역9년형(자격정지7년)을 확정받아 복역하다 가석방 조치됐다.

그가 속했던 통합진보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북한식 진보적 민주주의'를 추종하고 있다는 점이 증명됨에 따라 위헌정당으로 심판대에 올라 해산됐다.

내란 선동죄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만기 출소를 1년 반 정도 앞둔 24일 가석방됐다. 이 전 의원이 이날 오전 대전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2021.12.24(사진=이석기 구명위, 편집=조주형 기자)
내란 선동죄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만기 출소를 1년 반 정도 앞둔 24일 가석방됐다. 이 전 의원이 이날 오전 대전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2021.12.24(사진=이석기 구명위, 편집=조주형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가석방 등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이었던 2003년과 2005년 당시 사면과 복권이 각각 한차례씩 있은 후 세번째 조치다. 사면 복권 등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나, 가이드라인을 민정수석 등 법무행정 관계자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세번째 조치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사와 복권, 가석방에는 국정원장 4명을 비롯해 국정원 보안정보 요원 등 40여명에 대해서는 단 한명도 특사·가석방 대상이 되지 못했다. 즉, 내란선동범 등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세번씩이나 감옥을 갔던 인사는 가석방 됐지만 정작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대공전선에서 싸웠던 음지의 전사들은 모조리 바깥으로 나오지 못한 것.

이에 대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30일 펜앤드마이크와 만난 자리에서 "이석기 같은 내란선동범도 가석방을 시켜주는 마당에, 개인 비리도 아니고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가 적폐수사로 몰려 수감된 분들에 대한 대한민국의 법적 관용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결국 국정원 전직 요원 1천515명이 나서게 됐다.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전직 요원들은 시작 이틀만에 260여명이 모였고, 닷새가 채 지나기도 전에 1천500여명이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다음은 염돈재 국정원 전 1차장을 비롯해 요원 일동이 밝힌 성명서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에서 새로운 국정원 원훈석을 제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정원 원훈은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교체됐다. 2021.6.4(사진=청와대, 편집=조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에서 새로운 국정원 원훈석을 제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정원 원훈은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교체됐다. 2021.6.4(사진=청와대, 편집=조주형 기자)

[전문] - 전직 국정원장과 간부들은 하루빨리 사면돼야 한다! -

일생을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해온 저희 전직 1천527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민생사범에 대한 신년 특사가 코로나와 경제 침체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이라 믿고 적극 환영합니다.

그러나 뇌물죄의 한명숙 전 총리가 사면복권되고 내란선동죄의 이석기 전 의원이 가석방된 반면,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헌신해 온 전직 국정원장 네분과 40여명의 국정원 간부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아 국민통합과 화합이라는 이번 특사의 의미가 크게 퇴색한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특히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지원 문제로 각각 1년 6개월, 3년,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원장에게 적용된 법률과 형량을 보면 우리가 과연 법치국가에 살고 있는지 회의하게 됩니다.

세분 원장에게 적용된 국고손실죄는 회계관계 직원에게만 적용되는 범죄입니다. 국정원장은 회계직원의 임명권자이지 회계관계 직원이 아닙니다. 회계관계 직원이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재정보증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중앙부처의 장을 최계관계 직원으로 판단한 판례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더욱이 국고손실죄는 '국고손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데 국정원장들은 그런 인식이 없었습니다.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지원이 역대 정부에서 오랫동안 지속돼온 관행이고 예산전용은 정부 부처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대법원장이 공보관실 운영비 3억5천만원을 각급 법원장 격려금으로 사용하고 법무부 검찰국장들이 최근까지 정보수사용 특별활동비를 검사 격려금으로 사용한 것 등은 예산전용 사례의 일부일 뿐입니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을 지낸 이종찬 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부도 국정원 예산을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서 이병기, 이병호 원장은 억울한 점이 있을 것이라 언급했고, 박지원 현 국정원장도 인사청문회에서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정원장에 대한 국고손실죄 적용은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있었으며, 그 때문에 국정원장들에 대한 중형선고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적폐청산을 합리화하고 국정원을 무력화하기 위한 억지 춘향식 꿰맞추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욱이 세분 원장은 모두 한점 흠결없이 평생을 국가를 위해 헌신해온 존경받는 공직자들입니다. 나이 80 전후인 이분들에게 중형을 내리고 이번 사면복권 대상에서도 제외한 것은 공직사회에 큰 실망을 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에서 형을 받은 국정원 간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1천명을 투입해 추진 중인 사이버 심리전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심리전 활동을 했다가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어느 간부의 경우 '정치 관여'로 특정된 댓글이 전체 댓글의 0.0045%에 불과하고 이에 사용된 액수를 계산하면, 총 10만원에 불과한데 국고손실죄로 1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반국가단체 간부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하다가 불법사찰로 7개월 실형을 받은 간부도 있고, 해외 첩보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1억 달러 북한 송금설 확인 활동을 하다가 2년형을 받은 간부도 있습니다. 문제의 비자금은 총 10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규모이고 미국 정보기관도 내사 중이던 사건입니다.

이런 정보활동은 세계 모든 정보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데 이를 불법사찰이라 한다면 국가정보기관은 무슨 일을 하라는 것이며 국가 안보와 국가이익은 어떻게 지키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대법원 판결의 권위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정원장과 국정원 간부들에게 적용된 법과 형량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법원의 판결이 가져올 엄청난 후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고 정보기관장 4명이 대통령에게 불법자금을 지원하다가 동시에 감옥에 갔다는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국제사회가 그렇게 믿는다면 자유, 민주, 번영의 모범국가 대한민국의 국격은 땅에 떨어질 것이며, 국정원은 세계 3류 정보기관으로 인식될 것입니다.

세계 어느 정보기관이 이런 정보기관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길 것이며 어떤 사람이 국정원 업무에 협조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참담한 심정입니다.

네 분의 국정원장과 40여명의 국정원 간부들은 모두 30년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해온 모범적인 공직자들입니다. 대법원 판결로 추락된 국격과 국정원의 명예 회복에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입니다. 이 기간을 단축하고 국정원장 네분과 간부 40여명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사면복권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재임 중 사면, 복권의 은전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곡히 청원합니다. 아울러 우리의 활동으로 국제사회와 우리 국민들이 적폐청산 과정에서 형을 받은 국정원장과 간부들 문제의 진실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12.30. 국정원장 등 사면복권을 위한 국가정보원 전직직원 모임 회원 일동 올림./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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